[북녘말]

  • [북녘말] ‘가로뜨다’와 ‘소행’ / 전수태2010.05.10 19:57우리가 잘 쓰지 않는 북녘말에 ‘가로뜨다’라는 말이 있다. “의중을 떠보다”의 뜻이다. 북녘의 문학작품에서는 “프레스톤은 동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제독은 의아쩍은 눈길로 프레스톤을 흘끔 치떠보고는 외면...
  • [북녘말] ‘강시울’과 ‘뒤매’ / 전수태2010.05.03 18:22북녘에 ‘강시울’이라는 말이 있다. ‘강가’ 또는 ‘강변’의 뜻이다. ‘눈시울’, ‘입시울’(→입술)에서 보는 것처럼 ‘-시울’은 언저리를 나타낸다. 문학작품에서는 “춘권이 달려 나가 주낙줄 앞쪽을 잡았다. 그러나...
  • [북녘말] ‘빼또칼’과 ‘총대가정’ / 전수태2010.04.26 20:46어렸을 때 연필을 깎기 위하여 칼집이 있는 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북녘에서는 주머니칼을 ‘빼또칼’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부른다. 문학작품에서는 “외진 데를 찾아서 두 필의 말을 끌고 ...
  • [북녘말] ‘달 건너 소식’과 ‘마세’ / 전수태2010.04.19 19:31매스미디어가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풍문으로 들려오는 소식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풍문으로 들려오는 소식을 북녘에서는 ‘달 건너 소식’이라고 한다. 정확한 ...
  • [북녘말] ‘대틀’과 ‘손세’ / 전수태2010.04.12 18:02우리는 이따금 우리의 민속 씨름이나 일본의 전통 씨름인 스모 경기를 즐기게 된다. 여기에 참가하는 운동선수들은 모두 몸집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북녘말에 ‘대틀’이라는...
  • [북녘말] ‘물멀기’와 ‘싸다’ / 전수태2010.04.05 18:11정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정호는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김정호>, 강학태, 문예출판사, 1987년, 270쪽)와 같이 쓰이는 말이다. 북녘말에서는 ‘-답다’ 대신에 ‘-싸다’를 써...
  • [북녘말] ‘가녁’과 ‘쏘다’ / 전수태2010.03.29 18:07우리가 좀처럼 들어 보기 어려운 말 가운데에는 ‘가녁’이라는 북녘의 말이 있다. “일정한 공간의 중심을 벗어난 변두리나 한쪽 모퉁이”를 가리킨다. 문학 작품에서는 “장군님께서 바위에 걸터앉으시자 회의 ...
  • [북녘말] ‘꾹돈’과 ‘모대기다’ / 전수태2010.03.22 18:07미국 선교사까지 한몫 보려 드니 이보다 더 좋은 장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김정호>, 강학태, 문예출판사, 1987년, 311쪽)와 같은 예문을 찾을 수 있다. 북녘말 가운데에는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모대...
 

[북녘말] ‘꾹돈’과 ‘모대기다’ / 전수태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에는 뇌물이라는 것이 꼭 있는 모양이다. 뇌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이 아는 것으로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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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가녁’과 ‘쏘다’ / 전수태

우리가 좀처럼 들어 보기 어려운 말 가운데에는 ‘가녁’이라는 북녘의 말이 있다. “일정한 공간의 중심을 벗어난 변두리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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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물멀기’와 ‘싸다’ / 전수태

남녘의 어느 바닷가에서 혹시 쓰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말에 ‘물멀기’라는 말이 있다. 이는 북녘에서 자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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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대틀’과 ‘손세’ / 전수태

우리는 이따금 우리의 민속 씨름이나 일본의 전통 씨름인 스모 경기를 즐기게 된다. 여기에 참가하는 운동선수들은 모두 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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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달 건너 소식’과 ‘마세’ / 전수태

매스미디어가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풍문으로 들려오는 소식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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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빼또칼’과 ‘총대가정’ / 전수태

어렸을 때 연필을 깎기 위하여 칼집이 있는 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일이 생각난다. 북녘에서는 주머니칼을 ‘빼또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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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강시울’과 ‘뒤매’ / 전수태

북녘에 ‘강시울’이라는 말이 있다. ‘강가’ 또는 ‘강변’의 뜻이다. ‘눈시울’, ‘입시울’(→입술)에서 보는 것처럼 ‘-시울’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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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가로뜨다’와 ‘소행’ / 전수태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북녘말에 ‘가로뜨다’라는 말이 있다. “의중을 떠보다”의 뜻이다. 북녘의 문학작품에서는 “프레스톤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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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녘말] ‘때식을 번지다’와 ‘재구를 치다’ / 전수태2010.03.15 18:11우리는 바쁜 일이 있을 때 밥 먹을 시간이 없어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북녘에서는 ‘때식을 번지다’라는 말을 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때식’은 ‘끼니’의 뜻이고 ‘번지다’는 ‘거르다’의 뜻이다. “한상...
  • [북녘말]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 전수태2010.03.08 18:04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
  • [북녘말] ‘곧은밸’과 ‘면비교육’ / 전수태2010.03.01 17:48북녘의 ‘곧은밸’은 “너무 단순하고 고지식한 사람을 비겨 이르는 말”이다. 물론 이외에도 생리적으로는 창자의 한 가지인 ‘직장’을 가리키기도 하고, 또 음식을 먹고 바로 위생실(우리의 화장실)로 가는 사람...
  • [북녘말]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 전수태2010.02.22 18:022000년 6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있은 뒤, 민족 화해의 분위기는 9월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남과 북이 한반도 깃발을 들고 나란히 입장하였으며, 대...
  • [북녘말] ‘앗다’와 ‘호함지다’ / 전수태2010.02.15 17:45앗겠다고 콩을 불쿠시더니 어느새 망에 콩물을 낸 것이다.”(<그리운 조국 산천>, 박유학, 문예출판사, 1985년, 361쪽)와 같이 쓰인다. 남녘말은 ‘불리다’이고 북녘말은 ‘불구다’인데 ‘불쿠다’는 ‘불구다’...
  • [북녘말] 일상어 몇 마디와 ‘-적’ / 전수태2010.02.08 18:10북녘에서는 대체로 ‘극본’을 ‘대본’, 지금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지만 ‘식목일’을 ‘식수절’이라 하고, ‘예쁘다’는 말보다는 ‘곱다’는 말을 즐겨 쓴다. 또 ‘연수’보다는 ‘강습’, ‘장애인’보다는 ‘불구자’, ‘협...
  • [북녘말] ‘뜨더국’과 ‘마치다’ / 전수태2010.02.01 18:21‘수제비’를 북녘에서는 ‘뜨더국’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끓는 물에 조금씩 뜯어 넣어 익힌 음식이 수제비인데, 지난날 여름철에 농촌에서 머슴들이 풀베기할 때 간식으로 먹거나 하루 종일 벤 퇴비용 ...
  • [북녘말] ‘긴장’과 ‘비난수’ / 전수태2010.01.25 18:08‘긴장’은 우리의 경우에는 “마음을 늦추지 않고 정신을 차리는 것” 또는 “서로의 관계가 악화되어 분쟁이 일어날 듯한 상태”의 뜻으로서 ‘긴장을 풀다’, ‘긴장의 연속’, ‘긴장이 고조되다’ 등으로 쓰인다. 동...
  • [북녘말] ‘감투’와 ‘망탕’ / 전수태2010.01.18 18:23‘감투’는 우리 사전에는 “벼슬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리하여 ‘감투싸움’, ‘벼락감투’라는 말이 쓰이고 있고, 동창회 같은 데에서 뜻하지 않게 회장이라도 되는 경우에는 “갑자기 감투를...
  • [북녘말] 오락·문화용어 / 전수태2010.01.11 18:02우리에게는 고스톱처럼 일반화된 놀이도 없다. 우리는 셋만 모이면 판을 벌인다. 초상집은 물론이고 명절 때가 되면 오락도 아니고 도박도 아닌 묘한 놀이로 밤을 밝힌다. 북녘에서는 화투놀이가 1950년대 후...
  • [북녘말] 직업에 따른 영웅 칭호 / 전수태2010.01.04 17:56북녘은 주민들의 노동 성과를 개인별, 작업반별, 직장별, 공장별로 그들이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과 결부해 평가하는 한편, 타의 모범이 될 때는 각종 훈장, 칭호, 메달, 상 등을 수여한다. 직업에 따른 칭호만...
  • [북녘말] 젊은이들의 유행어 / 전수태2009.12.28 18:24북한의 청소년·대학생들도 멋내기를 좋아한다. 이발소에 가면 머리 모양을 찍은 사진에서 취향대로 하나를 고른다. 이때 남학생들은 ‘구름머리’, ‘갈매기머리’, ‘송이머리’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이다. 여자들...
  • [북녘말] 은어와 속어 / 전수태2009.12.21 18:07‘야리까다가 담탱이한테 걸리면 얄짝없어.’ 이는 ‘담배 피우다가 담임선생님한테 걸리면 인정사정 없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 신세대 학생들이 쓰는 ‘그들만의’ 언어다. 북녘에도 은어와 속어가 있다. 우선 ...
  • [북녘말] 지역감정과 별명 / 전수태2009.12.14 18:49남녘에서는 선거철만 되면 ‘지역감정’, ‘○○ 정서’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남녘이 동서간의 감정이라면 북녘은 남북간의 알력이다. 광복 직후 새로운 권력층이 형성될 때 함흥·북청 등 함경남도 사람들이 ...
  • [북녘말] 방송 용어 / 전수태2009.12.07 18:12생전에 김일성 주석은 “오늘 남조선 방송에서는 여자들이 남자에게 아양을 떠는 코맹맹이 소리를 그대로 쓰고 있다” 하며 서울의 방송 언어를 못마땅해한 일이 있다. 북녘에서 남한 방송을 몰래 들었던 탈북 ...
  • [북녘말] 의학 용어 / 전수태2009.11.30 18:17남쪽에서는 입시철만 되면 일류 대학의 의대와 한의대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의사가 인기 직업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북쪽에서는 의사가 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남쪽처럼 인기...
  • [북녘말] 북녘의 경제 용어 / 전수태2009.11.23 18:01북쪽에서는 ‘자본’이라는 말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 화폐, 재산 등으로 구체적인 표현을 한다. 이 밖에도 경제에 있어 표현 차이가 심해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마련할 때 표현 방법을 둘러싸...
  • [북녘말] 북녘의 수학 용어 / 전수태2009.11.16 18:122승, 3승 할 때의 ‘지수’를 북쪽에서는 ‘어깨수’로 부른다. ‘소수’는 남쪽에서는 소수점 이하를 뜻하는 것인지 1과 자기 자신의 수로만 나누어지는 숫자를 뜻하는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이 경우 북쪽에...
  • [북녘말] 술과 음식 / 전수태2009.11.09 18:11한때 북쪽의 들쭉술이 유명하여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였을 때 많은 양을 프랑스로 날라 갔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북쪽 사람들을 만나 보니 그렇게 즐겨 마시는 것 같지가 않았다. ...
  • [북녘말] 북녘의 속담 / 전수태2009.11.02 17:56속담은 생활 속에서 얻은 경험이나 교훈을 간결한 언어 형식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에는 은유, 직유, 의인, 야유, 과장, 반복, 대구, 대조 등 여러 가지 문체론적 방법이 효과적으로 동원되어 문장이 세련되어 ...
  • [북녘말] 문화어에 오른 방언 / 전수태2009.10.26 22:01북쪽에서는 평양 중심의 공용어를 ‘문화어’로 부르고 있다. 이는 김일성 주석이 1966년 5월의 제2차 교시에서 “그런데 ‘표준어’라고 하는 말은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 ‘문화어’란 것도 그리 좋은 ...
  • [북녘말] 사람 이름 짓기 / 전수태2009.10.19 18:221990년대에 남북한의 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을 조사한 일이 있다. 남한 교과서에서는 남자 이름에 ‘영수’, 여자 이름에 ‘영주’가 빈도가 가장 높았고, 북한 교과서에서는 남자 이름에 ‘수원’이, ...
  • [북녘말] ‘암(수)캐’가 ‘암(수)개’로 / 전수태2009.10.12 17:54우리의 어문 규범은 맞춤법 규정 제31항에서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도록 되어 있고, 표준어 규정 제7항 ‘다만’에서는 암수를 나타내는 단어 아홉개에 대하여 ‘ㅎ’을 첨가하도록 되어 있다. 그 예...
  • [북녘말] 북한의 국화는 목란꽃 / 전수태2009.10.05 19:12북한의 이른바 나라꽃은 진달래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들에 따르면 조선의 국화는 목란꽃이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2007)에는 ‘목란꽃’은 “목란의 꽃. 향...
  • [북녘말] 발음상의 특징 / 전수태2009.09.28 21:46탈북하여 새 삶을 꾸리고 있는 이른바 새터민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선을 넘어 어렵게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므로 그들이 남한 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우리가 도와주어야 한다. 탈북 새터민들의...
  • [북녘말] 긴장하다와 식반찬 / 전수태2009.09.21 17:58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18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타계한 대통령을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것은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건넨 인사말 두 마...
  • [고장말] 허망헙디다 / 이길재2008.10.26 18:14‘-수다’나 ‘-우다’가 표준어 ‘-습니다’에 대응하는 제주와 북녘말이라면, ‘-습디다’는 ‘-습니다’에 해당하는 말이다. “방죽 바닥에 물괴기가 기양 막 드글두글 헙디다. 시커매요.”(<혼불> 최명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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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친구들, 우리 국어사전 같이 볼까2008.06.06 21:30낱말을 고르고 풀이하고 편집하는 태도가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남북에서 쓰이는 쉬운 말들을 빠짐없이 챙겨 넣고 빠뜨리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사전의 부피가 1500쪽이나 되었다.” 북녘말은 800여개를 올림...
  • [고장말탐험] 참 이뿌죠잉! / 이길재2008.05.04 18:04왠지 반갑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고장말이 주민 사이 유대나 동질감을 확보하는 수단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지인 까닭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김태훈 님의 ‘북녘말’을 마치고 이번주부...
  • [북녘말] 닭알 / 김태훈2008.04.27 22:07축산 농가의 시름이 깊다. 조류독감이 잦아들지 않았고, 미국 쇠고기가 무제한으로 수입된다는 소식도 있다. 먹잇값은 오르고 고깃값은 내려가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다행인 것은 닭·오리고기 소비 감소가...
  • [풀꽃이름] 개망초 / 임소영2008.04.22 17:55중심으로 나쁘다고 규정하니 말이다. 따지고 본다면, 동식물 처지에서 사람은 얼마나 ‘개-’한 존재들인가. 활짝 핀 꽃모양이 달걀프라이 같아서 ‘달걀꽃·계란풀’이라고도 불렀다. 북녘말로는 ‘돌잔꽃’이다. ...
  • [북녘말] 궂긴인사 / 김태훈2008.04.20 18:35그대루 보여서 쓰겠소. 새루 궂긴인사하고 보입시다.”(홍명희, 림꺽정) ‘궂긴인사’는 상주를 위문하는(조문) 말이다. 이는 홍명희의 <임꺽정>에도 쓰인 말이니 굳이 북녘말이라 할 것은 없겠다. 다만 ...
  • [북녘말] 녹는줄 / 김태훈2008.04.13 17:58
  • [북녘말] 고개인사 / 김태훈2008.04.06 21:05눈인사라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의어로 보기 어렵다. 고개인사는 ②번을 가리키는 북녘말이다. 한편, 북녘말 벙어리인사는 ‘인사말 없이 몸동작만으로 표시하는 인사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남북이 쓰는...
  • [북녘말] 생잡이·생둥이 / 김태훈2008.03.30 19:44“생잡는 버릇”은 앞의 뜻이고, “대패질은 생잡는 일이다”는 뒤의 뜻이다. 북녘말 ‘생잡이’는 ‘생잡다’ 두번째 뜻에서 ‘~ 사람’으로 파생된 말이다. ‘어떤 일을 처음 하게 되어 서투른 사람’을 이른다. ‘생잡이’...
  • [북녘말] 굼때다 / 김태훈2008.03.23 18:27‘말로만 굼때는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훨씬 낫다는 뜻’을 가진 북녘 속담이 있다. 그 속담은 “빈말이 랭수 한그릇만 못하다”이다. 실속 없이 말로만 위로하는 것보다 냉수 한 그릇 주는 것이 훨...
  • [북녘말] 교복물림 / 김태훈2008.03.16 17:57일이 많은 것일까? 그런데 ‘교복물림처녀’를 ‘교복을 물려받은 처녀’로 보면, 문장이 잘 해석되지 않는다. 농사를 짓는 일과 교복을 물려받는 일이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북녘 말 ‘교복물림’은 ‘학교를 ...
  • [북녘말] 애리애리 / 김태훈2008.03.09 19:12‘애리애리하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북녘말로 실렸다. 사전에 ‘북’으로 표시된 말이 모두 남녘에서 쓰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사전은 남녘 사전 4종과 북녘 사전 2종을 기본 자료로 했기 때문...
  • [북녘말] 깜빠니야 / 김태훈2008.03.02 18:53깜빠니야는 캠페인의 북녘말이다. 캠페인은 영어에서, 깜빠니야는 러시아어(кампания/kampaniya)에서 온 말이다. 남북 표기가 다른 것 가운데 어원이 영어와 러시아어로 다른 것이 있다. ‘카약/까야크(каяк/kayak...
  • [북녘말] 말째다 / 김태훈2008.02.24 19:29별스럽게 말째다. ③(말이나 글 같은 것이) 복잡하게 구성되고 엉키거나 걸려서 리해하기에 힘들다. 풀이에 ‘말째다’란 말이 들어 있어서 ‘말째다’가 무슨 뜻인지를 알아야겠다. 북녘말 ‘말째다’는 두 가지 뜻...
  • [북녘말] 다락밭 / 김태훈2008.02.17 19:59“높은 비탈의 흙을 파서 낮은 비탈에 성토하고 다락밭을 만들어갔다.”(조선말대사전) 다락밭은 어떤 밭일까? 다락밭은 계단밭이다. 남녘 사전에 없고 북녘 사전에만 있으니 다락밭을 북녘말이라 할 수도 있겠으...
  • [북녘말] ‘앗다’ 쓰임 / 김태훈2008.02.10 20:43‘앗다’는 남북에서 대략 다섯 가지 뜻으로 쓰인다. 첫째 ‘빼앗다’는 뜻이다. 이제는 ‘앗다’보다는 ‘빼앗다’가 주로 쓰이는 탓에 ‘앗다’의 쓰임이 좀 줄어들었다. 둘째는 ‘(낟알의) 껍질을 벗기다’의 뜻으로 “...
  • [북녘말] 옥쌀·강낭쌀 / 김태훈2008.02.03 19:42옥쌀은 “강냉이농마와 강냉이가루, 밀가루를 한데 섞어서 흰쌀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강냉이농마는 ‘옥수수 녹말가루’의 북녘말이다. 옥쌀은 1981년에 나온 <현대조선말사전>(제2판)에 처음 실렸다. ...
  • [북녘말] 강냉이 / 김태훈2008.01.27 20:58남북이 같이 쓰는 말로 북녘말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남북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밭에서 나는 열매를 가리킬 때, 남녘에서는 옥수수를 주로 쓴다. 그래서 강냉이는 ‘옥수수 알을 튀겨서 부풀게 만든 것’으...
  • [북녘말] 짝태 / 김태훈2008.01.20 19:25짝태는 ‘명태의 배를 갈라서 밸을 꺼내고 소금에 절여서 넓적하게 말린 것’이다. 북어와의 차이는 ‘소금에 절여서 말렸다는 점’이다. 남녘에서는 짝태처럼 명태를 소금에 절여서 말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 [북녘말] 손가락방아 / 김태훈2008.01.13 18:52“부지런히 벽에다 소리를 안내고 손가락방아를 찧어댔다.”(장편소설 <민들레>) “설희의 뾰죽한 손가락침을 받은 경관놈은 얼결에 구두발을 토방아래에 내려놓았다.”(장편소설 <력사에 묻다> 2) ...
  • [북녘말] 사탕·기름사탕 / 김태훈2008.01.06 19:06북녘에서 다듬은 말이다. 남녘에서도 쓰는 ‘사탕수수, 사탕무’는 ‘설탕의 재료가 되는 수수나무’인데도 ‘사탕’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서 사탕과 설탕을 구별하지 않던 흔적이라 하겠다. 북녘말 ‘기름사탕’은 ...
  • [북녘말] 돈자리·행표 / 김태훈2007.12.30 18:46남북 교류가 늘어남에 따라 서로 다르게 쓰는 경제 용어들을 만나게 된다. 북녘에서 ‘현금으로가 아니라 은행의 돈자리를 통하여 실시되는 경제거래’는 무엇일까? ‘무현금 거래’다. 무현금 거래는 남북 두루 ...
  • [북녘말] 크리스마스나무 / 김태훈2007.12.23 18:45북녘에서는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를 상당 기간 금지하는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녘 국어사전에는 성탄절과 관련된 말이 있다. ‘성탄절·성탄제·성탄일·크리스마스·성모’는 1961...
  • [북녘말] 열 딸라 / 김태훈2007.12.16 18:24“열 딸라입니다!” 금강산 관광을 할 때 상점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을 남쪽 관광객이 들으면 금방 알아듣지 못한다. 미국 돈을 남녘에서는 ‘달러’로 적지만 일반적인 발음은 [딸러] 혹은 [딸라]로도...
  • [북녘말] 소행·애무 / 김태훈2007.12.09 18:42말을 듣게 된다면 그 뜻을 문맥에서 짐작하거나 뜻을 물어보아 확인할 수 있지만, 말에서 풍기는 느낌에 차이가 있다면 묻기도 곤란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북녘말 ‘소행’과 ‘애무’에 그...
  • [북녘말] 다듬은 말 / 김태훈2007.12.02 18:54후 북녘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의학, 전자 기기, 컴퓨터, 스포츠 등의 용어를 원어에 가까운 형태로 쓰고 있다고 한다. 남녘의 일부 기사에서 특이하게 다듬은 말을 골라서 북녘말로 나열하고 남북의 언...
  • [북녘말] 사변 / 김태훈2007.11.25 18:44사변(事變)은 남북이 같이 쓰는 말인데, 쓰임에서 남북 차이가 있다. 남녘에서는 ‘만주사변, 을미사변’과 같이 주로 역사적이고 부정적인 일에 쓰는데, 북녘에서도 ‘을미사변’을 쓰지만, 일상적인 일과 긍정적...
  • [북녘말] 푸석수염 / 김태훈2007.11.18 18:42남북은 ‘겨레말 큰사전’ 편찬에 쓸 새말을 조사하고 있다. 새말이란 최근 들어 만든 말(신어)을 가리킨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에서는 국어사전에 미처 실리지 못한 말(미등재어)도 새말에 포함한다. 새말 조사는 ...
  • [북녘말] 갑작사랑 / 김태훈2007.11.11 18:16‘갑작’이 결합된 낱말은 북녘의 ‘말다듬기 사업’의 영향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조선말사전>(1960), <현대조선말사전>(1968)에는 ‘갑작스럽다·갑작스레’ 외에 ‘갑작바람·갑작병’만 있는데, 70년대...
  • [북녘말] 갑작힘 / 김태훈2007.11.04 18:49못하는 어근을 말한다. 어근을 ‘자립 어근’과 ‘비자립 어근’으로 나눌 수 있고, 여기서는 ‘비자립 어근’을 가리킨다. 북녘말에서도 용언을 꾸미는 말로 ‘갑작’을 쓰는 일은 드문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보기가...
  • [북녘말] 예비 / 김태훈2007.10.28 18:10자금’처럼 홀로 쓰이거나 ‘예비적’이란 형식으로 쓰인다. 또 ‘예비로 무엇을 하다’처럼 ‘예비로’ 식으로 쓰이거나 ‘예비를 하다, 예비나 하다’와 같이 ‘하다’ 앞에 쓰인다. 반면, 북녘말 ‘예비’는 ‘~를 찾다, ...
  • [북녘말] 설둥하다 / 김태훈2007.10.21 17:55“얼굴을 본 둥 만 둥 그냥 지나간다”에 쓰인 ‘둥’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둥’은 ‘어떠한 것 같다’의 뜻이다. ‘둥’이 결합된 말로는 ‘미끈둥하다·매끈둥하다·부둥하다’, 북녘말 ‘실둥하다’ 등이 있다. 실둥하...
  • [북녘말] 낙지와 오징어 / 김태훈2007.10.14 19:05평양이나 금강산에 가서 ‘오징어포’를 주문하면 ‘말린 낙지’가 나온다. 남녘의 오징어를 북녘에서는 ‘낙지’라 하고, 남녘의 낙지를 북녘에서는 ‘오징어’라 하기 때문이다. 금강산에서는 낙지가 아닌 ‘오징어포’...
  • [북녘말] 기윽 디읃 시읏 / 김태훈2007.10.07 18:49남녘의 현행 한글맞춤법에서 ‘ㄱ·ㄷ·ㅅ’의 이름은 ‘기역·디귿·시옷’이다. 북녘의 조선어철자법에서는 ‘기윽, 디읃, 시읏’이다. 다른 자음의 이름은 모두 같다. 자음 이름에는 규칙이 있다. 자음에 모음 ...
  • [북녘말] 통장을 부르다 / 김태훈2007.09.30 18:11“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셈이나 다름없도다.”(김현구·‘리순신 장군’) ‘통장을 부르다’란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
  • [북녘말] 곧은밸 / 김태훈2007.09.16 20:32“2∼3달나이 작은 타조들에서는 … 가는밸 특히 십이지장점막에는 심한 삼출성출혈이 있었고, 막힌밸과 곧은밸의 장액막면에는 침상출혈점이 밀집되여있었다.”(2000년, 수의축산1) ‘곧은밸’은 ‘곧은창자, 직장’...
  • [북녘말] 밸과 마음 / 김태훈2007.09.09 19:04‘밸’은 배알의 준말로, ‘창자’를 뜻한다. 또 ‘배짱’ 혹은 ‘속마음’을 일컫는다. 같은 뜻으로 쓰지만 실제 쓰임에서는 남북 차이가 있다. ‘배짱을 속되게 혹은 낮춰서 이른다’는 점에서는 남북이 같지만, 다른...
  • [북녘말] 안겨오다 / 김태훈2007.09.02 17:49‘안겨오다’는 ‘안기다’와 ‘오다’가 합친 말이어서 남녘에서는 두 낱말로 보아 ‘안겨 오다’로 띄어 쓴다. 북녘에서는 ‘안겨오다’를 하나의 낱말로 보아서 사전에 싣고 있는데, ‘안기다’와 ‘오다’에서 온 뜻에서...
  • [북녘말] 거꿀반명제 / 김태훈2007.08.26 18:39고래다”가 원래 명제의 역명제다. 북녘말로는 ‘거꿀명제’라 한다. ‘명제를 거꾸로 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裏)는 ‘표리 관계’에 쓰이는 ‘속·안 리’이므로 ‘본래의 명제를 뒤집은 것’을 말한다. 뒤집었다는 ...
  • [북녁말] 마라초 / 김태훈2007.08.19 18:05읽으므로 ‘초’를 생략해서도 쓴다. ‘궐련’은 ‘권연’ 발음이 변한 것이다. 따라서 ‘권연, 지권연’은 우리말 방식의 줄임말이고, ‘궐련’ 등은 우리말로 바뀐 것이라 하겠다. 북녘말 ‘마라초, 만담배’는 궐련을 ...
  • [북녘말] 직통생 / 김태훈2007.08.12 18:08‘직통생’은 북녘말로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상급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을 일컫는다. 북녘의 교육 과정은 남녘과 달라서, 중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으로 본다. 중학교 이후에는 대학 진학, 군 입대, 직...
  • [북녘말] 방조하다 / 김태훈2007.08.05 17:30“선장의 사업을 방조하며 배의 항행 보장을 맡아 수행하는 기술자격을 가진 일군.”(조선말대사전) 여기서 설명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항해사’다. “항해사가 선장의 사업을 방조한다”고 하면, ‘선장이 나쁜 ...
  • [북녘말] 바쁘다 / 김태훈2007.07.29 18:04없는 것’은 아니고 ‘대학 갈 실력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바쁘다’는 ‘여유가 없다’는 기본적인 뜻을 지니고, ‘-기(가) 바쁘게’의 꼴로 쓰여서 ‘곧’의 뜻을 나타내며, 북녘말에서 ‘매우 딱하다’의 뜻을 가진다...
  • [북녘말] 꽝포쟁이 / 김태훈2007.07.22 17:54‘꽝포쟁이’는 ‘허풍이 많거나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비슷한 말로 남북이 같이 쓰는 ‘허풍선이·허풍쟁이·대포쟁이·거짓말쟁이’가 있고, 북녘말 ‘풍쟁이’가 있다. ‘-쟁이’가 붙으면 ‘앞말의 속성을 ...
  • [북녘말] 수표 / 김태훈2007.07.15 17:33‘수표’를 쓰는데 그 뜻이 다르다. 북녘말 ‘수표’(手票)는 ‘서명’ 또는 ‘사인’(sign)을 말한다. “금컵 수상자에게서 기념으로 수표를 요구하다.”(우리말글쓰기 연관어대사전) 북녘에서는 수표를 서명·사인의 ...
  • [북녘말] 단고기 / 김태훈2007.07.08 18:29초복·중복·말복이 되면 삼계탕이나 개장국을 먹는다. 삼계탕은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으로 자리잡았으나 개장국은 아직 공인되지 않은 음식이다. 북녘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 개장국을 ‘단고기국’이라 한다....
  • [북녘말] 입뇌리·물퉁게 / 김태훈2007.07.01 17:54)이라고 한다. 참 어려운 말인데, 바로 ‘입술 물집’이다. 한 낱말로 붙여서 쓸 수도 있겠으나 아직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입술 물집’에 해당되는 남녘말로 ‘입치리’, 북녘말로 ‘입뇌리·물퉁게’가 있다. ...
  • [북녘말] 따발/따발총 / 김태훈2007.06.24 18:326월25일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많이 좋아졌고 교류도 활발하지만, 57년 전 이날을 생각하면 우리는 겨레의 아픔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따발총’이 쓰였다. 따발총은 총알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는 소련제 기...
  • [북녘말] 가시집 / 김태훈2007.06.17 17:14‘가시집’은 ‘아내의 집’, ‘처가’를 일컫는다. 북녘에서는 ‘가시집’이 처가와 같은 말이고, 한자말인 처가보다는 고유어인 가시집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반면 남녘에서 ‘가시집’은 ‘처가를 낮잡아 이르는 말’...
  • [북녘말] 얼음보숭이·에스키모 / 김태훈2007.06.10 18:07‘얼음보숭이’는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북녘말이다. 그런데 ‘얼음보숭이’가 북녘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얼음보숭이’는 1981년에 나온 〈현대조선말사전〉 제2판에 실렸는데 1992년에 나온 〈조선말대...
  • [북녘말] 결속 / 김태훈2007.06.03 18:07결속(結束)은 ‘한 덩이가 되게 묶는 것’이다. 짚이나 철근과 같은 물건을 결속하면 그야말로 ‘묶는 것’이고, 여러 사람이나 단체가 결속하면 ‘마음이나 역량을 뭉치게 하고, 단결하는 것’이다. 이런 뜻에서 결...
  • [북녘말] 그닥 / 김태훈2007.05.27 18:01남녘에서 최근 널리 쓰이는 말로 ‘그닥’이 있다. 그닥은 〈조선말대사전〉에서 ‘그다지의 말체’로 풀이되어 있다. “하는수 없이 박홍덕은 바위틈에서 내려서서 그닥 높지 않은 목소리로 누구냐고 소리를 질렀...
  • [북녘말] 넋살탕 / 김태훈2007.05.20 18:01‘넋이 나갈 정도의 호된 골탕’을 ‘넋살탕’이라 한다. 넋살탕이라는 말은 ‘넋살’과 골탕의 ‘탕’이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넋살탕은 ‘먹다’와 함께 관용구 ‘넋살탕을 먹다’로 쓰인다. ‘넋살탕을 먹다’는 ‘넋살을 ...
  • [풀꽃이름] 깽깽이풀 / 임소영2007.05.15 18:15걷는 ‘깽깽이 걸음’ 자국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성싶다. 깽깽이풀 뿌리는 약으로도 많이 쓰는데, 뿌리는 노랗고 잎이 연꽃잎 같아서 ‘황련’(黃蓮)이라고 한다. 북녘말로는 ‘산련풀’이다. 특히 심장에...
  • [북녘말] 여우잠 / 김태훈2007.05.13 18:12‘깊이 들지 않은 잠’을 ‘여우잠’이라 한다. 여우잠은 남녘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았으나 일상생활에서 간혹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두루 쓰는 ‘노루잠·토끼잠·괭이잠·개잠’이 있다. 이들 말은 ‘깊이 들지...
  • [북녘말] 새라새롭다 / 김태훈2007.05.06 18:09‘새라새롭다’는 ‘새롭고 새롭다’ 혹은 ‘여러 가지로 새롭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다. “강세호는 새라새로운 소식을 주어 대는 두칠의 말에 얼떨떨했다.”(415 문학창작단 ‘백두산 기슭’) “그가 전혀 알지 못...
  • [북녘말] 재개비 / 김태훈2007.04.29 18:25‘개비’가 본디‘가늘고 길쭉한 토막의 낱개’를 뜻하는데, 풍차처럼 바람에 돌아갈 수 있도록 ‘개비’를 붙여서 만들었기에 그렇게 이름 짓지 않았을까. ‘깨비’도 마찬가지다. 북녘말 ‘동이깨비’와 남북이 같이 ...
  • [북녘말] 누겁다/ 서겁다 / 김태훈2007.04.22 17:20‘누겁다’는 ‘눅눅한 느낌이 있다’는 뜻이고, ‘서겁다’는 ‘섭섭한 느낌이 있다’는 뜻이다. “장마철이여서인지 방안이 누거웠다.”(조선말대사전) “오뉴월 겨불도 쬐다나면 서겁다, 짚불도 쬐다나면 서겁다.(우...
  • [말글찻집] 자리토씨 / 최인호2007.04.19 17:28적잖다. 꼴·구실·뜻 가운데 토씨는 본디 뜻이 없으므로 주로 꼴과 구실로만 따진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토씨 357가지(북녘말 4, 사투리 96, 옛말 87, 기타 19, 표준말 151), 씨끝 2526가지(북녘말 22...
  • [북녘말] 쓰겁다 / 김태훈2007.04.15 17:22맛을 나타내는 말로 ‘쓰다, 달다, 짜다, 시다, 맵다’가 있다. 생물에서는 맛감각을 넷으로 나누고 ‘맵다’를 포함하지 않지만 우리 느낌으로는 ‘맵다’도 맛감각에 넣는다. ‘매운맛’이라는 말이 이를 증명하고 있...
  • [북녘말] 남새 / 김태훈2007.04.08 17:07‘남새’는 북녘말이 아니다. 대체로 북녘말이라면 ‘북녘에서 쓰임이 확인되거나 북녘 사전에 있는 말 가운데 남녘 사전에서 확인되지 않는 말’이다. 남새는 남북 두루 쓰고 사전에도 실렸으므로 북녘말이라고 할...
  • [북녘말] 끌끌하다 / 김태훈2007.04.01 17:32거의 관련이 없는 뜻으로 정착하였다. ‘끌끌하다’가 독립한 뒤에 뜻이 더 발전하는데, 성품이 곧으면 ‘듬직한 사람’이 될 수 있으므로 ‘듬직하다’로 쓰이게 되었다. 남녘 예문도 북녘말처럼 ‘듬직하다’로 쓰임을...
  • [북녘말] 귀지하다 / 김태훈2007.03.25 18:01‘귀지하다’는 2006년 12월에 나온 <조선말대사전> 증보판에 새로 실린 말로 ‘너절하고 지지하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지지하다’는 ‘보잘것없거나 변변치 못하다’는 뜻이므로 곧 ‘너절하고 보잘것없거나...
  • [풀꽃이름] 광대수염 / 임소영2007.03.20 18:05광대를, 꽃받침의 가장자리에 뾰족한 가시가 수염을 연상시켜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점도 아름답거나 우아하지 않고, 수염이라고 떠올린 부분도 삐죽삐죽하여 점잖은 모습이 아니다. 북녘말로는 ‘꽃수염풀’이...
  • [북녘말] 물어름 / 김태훈2007.03.18 18:07‘물어름’은 ‘갈라져 흐르던 강과 강, 내와 내가 합쳐지는 곳’을 말한다. “만경대초가집 앞으로는 순화강이 대동강과 합치는 물어름이 보이고 뒤로는 청청한 소나무숲이 우거졌다.” 〈조선말대사전〉 물어름...
  • [북녘말] 노박비 / 김태훈2007.03.11 16:33”(조선말대사전) ‘노박’은 남녘에서 쓰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21세기 세종계획 ‘방언 검색 프로그램’을 보면, 강원도에서 쓰이고 있고, <우리말큰사전>에도 북녘말과 같은 뜻으로 실렸다. <표준...
  • [북녘말] 돌서덕 / 김태훈2007.03.04 18:25없다. 그렇다면 아마도 남북에서 두 낱말을 같은 뜻으로 쓰다가, 북녘에서는 돌서덕이 쓰이게 되면서 기존 서덜의 뜻을 돌서덕이 맡고, 서덜은 그 뜻이 원래보다 좀 확장된 듯하다. 북녘말 서덜은 그 뜻이 넓...
  • [북녘말] 가닥덕대 / 김태훈2007.02.25 18:30“로인은 아래방 가닥덕대우에서 보자기에 싼 물건을 정하게 들어내리더니 밖에 나가 먼지를 깨끗이 털어가지고 품에 안고 들어섰다.”(장편소설 <그리운 조국산천>) 북녘말 ‘덩굴덕대’는 ‘덩굴 식물을...
  • [풀꽃이름] 뚱딴지 / 임소영2007.02.20 16:56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뚱딴지 꽃은 아주 예쁘다. 국화나 해바라기처럼 생겼으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국우(菊芋)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북녘말로는 ‘뚝감자’라고 ...
  • [북녘말] 무릎노리 / 김태훈2007.02.11 16:53있다. ‘놀이’와 ‘노리’로 표기가 다른 것은 낱말 짜임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남녘말 ‘관자놀이’는 ‘맥박이 뛰는 곳, 맥박이 노는 곳’, 곧 ‘놀다’로 본 것이다. 북녘말 ‘관자노리’는 ‘관자의 언저리 부위...
  • [북녘말] 아시저녁·아시잠 / 김태훈2007.02.04 18:15‘애초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풀이했는데, ‘당초를 강조하는 말’로 보는 것이 옳겠다. ‘애초’에 ‘당(當)’이 곁들인 게 아니라 ‘당초’(當初)에 ‘애’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북녘말 ‘아시저녁’은 초저녁이고, ...
  • [북녘말] 비갈망 / 김태훈2007.01.28 17:59‘비갈망’에 쓰인 ‘갈망’은 ‘간절히 바라다’는 뜻의 한자말 갈망(渴望)이 아니다. 남북 두루 쓰는 토박이말이다. 이 말은 ‘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함’이란 뜻으로, ‘갈무리’와 비슷한 말이다. 둘 다 ‘...
  • [북녘말] 깍지다리 / 김태훈2007.01.21 18:05‘깍지다리’는 보통 의자에 앉아서 한 다리를 다른 다리 위에 포개어 앉은 자세를 일컫는다. “최창락이 의자에 깍지다리를 하고 앉아 권연(=궐련)을 피우고 있었다.”(장편소설, <청년전위> 1) 남녘에서...
  • [북녘말] 자욱길 / 김태훈2007.01.14 18:19늦여름 윗대 어른들 뫼터 벌초를 할 때 사람 발길이 드문 산길을 오르다 보면 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적잖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웃자란 풀이 길을 가려 버린 까닭이다. 이런 길이 ‘자욱길’이다. “나뭇군...
  • [북녘말] 이마귀 / 김태훈2007.01.07 18:38북녘말 ‘이마귀’는 [이마뀌]로 발음되므로 남녘 표기법으로는 ‘이맛귀’로 적는다. 이는 ‘머리카락을 경계로 하는 이마 위쪽의 양쪽 구석’을 말한다. “모자는 좀 작을사하였지만 이마귀가 좀 벗어져올라간 ...

출처; 한겨레 (hani.co.kr)

 

 

 

<제4주제>

 

 

세종 전자사전 평가

 

 

발표 : 유한용 교수(정보통신대학)

 

 

 

 

 

 

 

[서론]

 

‘전자사전’이라 하면, IT 시대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우선, 옛날 소위 ‘콘사이스’라고 불렸던 단어장 또는 소형 사전에 담겼던 어휘 정보를 담은 극소형 휴대용 손전산기가 떠오른다. 이 유형의 단품 전자 상품은 1979년 일본에서 ‘포켓트 電訳機’ 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1] 이래 눈부시게 발전하는 전자기기 기술과 소프트웨어 공학 기술에 힘입어 이제는 이전에 비하여 견출 수 없을 만큼 낮은 가격에 방대하고도 질 좋은 어휘 정보를 간편하게 소비자들에게 즉석에서 제공해 주는, 거의 휴대용 계산기 정도에 비할 만큼 흔한 일용 제품으로까지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본고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세종 전자사전은 이러한 기기 기반의 단품 전자 제품 유형의 상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종 전자사전은,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의 주관 하에 근 십 년의 세월에 거쳐 한국어를 이용한 정보의 자연언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내지 한국어 기반 전산언어학(computational linguistics) 연구에 소용될 목적으로 한국의 다수 국어학자, 언어학자, 전산과학자들이 합심ㆍ협력하여 이루어 낸, 한 특정 한국어 사전의 디지털 컨텐츠를 구체적으로 지칭하는 이름이다. 이 세종 전자사전은 순 디지털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음에서 재래의 종이에 인쇄된 사전(예컨대, 한글학회가 펴낸 우리말큰사전)들과 구별되며, 그 의도된 직접적 사용자가 사람이기보다는 한국어 기반 자연언어처리를 목적으로 구축되는 전자 시스템(예컨대 한국어 자동번역기 등과 같은)으로 구현되는 응용이라는 점에서, 역시 디지털 데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하여도 의도된 직접적 사용자가 사람인 포켓트 電訳機 유형의 소형 단품 기기 전자사전과도 구별된다. 따라서, 본고가 그 타당성, 유용성, 구성, 의의 등을 평가해 보고자 하는 세종 전자사전은, 기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한 덩어리의 순전한 소프트웨어로서의 知的 산물(intellectual property)을 말하는 것임을 우선 밝혀 둔다.

 

[세종 전자사전 개요]

 

정보화 시대를 맞아 IT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확립ㆍ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한국어 어문의 디지털 정보화 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대한민국 정부는 총 100억 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의 주관 하에 21세기 세종계획이라는 이름의 국책 문화 사업을 1998년에 시작하여 2007년 12월에 종료하기까지 근 10 년 간 연간 200여명의 연구진을 참여시켜 수행하였다.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언어 정보화 부분, 말뭉치 채집 부분, 전자사전 제작 부분, 및 한국어 어문학 관련 용어 정리 부분 등으로 구성되었던 이 사업은 남북한 언어 비교 자료, 방언 자료, 어휘 역사 자료 등을 구축하였으며, 문자 코드 표준화와 전문 용어 정비, 글꼴 지원, 말뭉치 구축 등 한국어 어문의 정보화에 관련된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는데, 세종 전자사전도 이 결과물들 중의 하나이다.

 

세종 전자사전 제작 사업 보고서가 밝힌 바에 따르면, 세종 전자사전의 제작은,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보 처리 산업에서 자연언어에 기반한 정보의 전산 처리 중요성이 크게 부각됨에 따라 한국어 자동 전산 처리의 요구는 급속히 커져 가고 있으나, 다양한 목적의 한국어 기반 자연언어처리에 활용될 수 있는 광범위하고도 범용적인 한국어 언어정보(linguistic information)의 자료기반(database)이 있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한국어 기반 자연언어처리 기술 개발과 이의 산업화 및 상용화가 지체되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에 그 동기가 있었다. 이러한 언어적 자료기반 구축의 요구에 부응하여, 한국어에 기반하여 정보 검색, 텍스트의 분석 및 산출, 텍스트의 자동 요약, 자동 번역 등과 같은 정보의 전산 처리를 함에 있어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국어 언어정보를 어휘들의 의미, 발음, 형태적 및 통사적 용법, 타 어휘들과의 관련 등등의 많은 종류의 문법적 및 기초적 의미 정보 등의 항목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석ㆍ기술하여 어휘 별로 정리한, 방대한 양의 語辭的 자료가 디지털 형태로 집대성된 知的 산물이 바로 이 세종 전자사전이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목적이 어떤 사람이든지 이 문자 체제를 익혀 써서 쉽게 자기 뜻을 표현할 수 있게 하려 함이었듯, 어떠한 한국어 기반 정보 전산 처리 응용(application)이든 이 자료기반을 활용하여 쉽게 개발ㆍ작동될 수 있게 하려 함이 세종계획의 이 전자사전 제작 목적임을 고려할 때 이 사전의 평가는 수록된 자료 항목 각개의 기술된 내용의 타당성을 일일이 판정하려 하는 데 두기보다는 광범위한 전문분야에 걸친 다양한 양태의 한국어 기반 전산 처리 응용이 이 자료기반을 활용함에 있어서 이 자료기반이

 

1) 다양한 유형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가, [보편성]

2) 광범위한 전문분야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포괄성을 가지고 있는가, [포괄성]

3) 여러 가지 다른 설계 기법에 기초한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쉽게 이용될 수 있는 공학적 적합성을 가지고 있는가, [적합성]

 

--의 세 가지 요건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충족시키는지를 점검해 보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세종 전자사전이 위의 세 가지 요건을 얼마나 충족시키는지의 정도를 가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세종 전자사전 구성]

 

세종 전자사전은 세종계획의 마지막 단계였던 제3단계에서 완성된 상세 사전과 그 이전 단계에서 완성된 기초 사전으로 나뉘어 있고, 이들 각기는 표제 항목들을 체언, 용언 등의 대체적으로 품사에 기초하여 나뉜 18개 문법 범주별로 분류하여 기술하고, 그 항목들을 [체언], [용언], [의존 명사, 대명사, 수사, 분류사], [부사], [관형사], [감탄사], [조사, 어미], [어근, 접사], [연어], [관용 표현], [복합명사구], [고유명사], 및 [특수어] 별로 모은 13개의 하위 사전으로 따로 묶어 모듈(module)화하였고, 이들 각 모듈을 하나의 검색기를 통하여 통합함으로써 내부 위계 구조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한 개의 방대한 통합된 전자사전을 구축하였다. 전체 60만 표제 항목의 약 3/4에 달하는 46만여 항목을 수록하고 있는 기초 사전에서는 표제 항목에 대하여 문법 범주 및 형태와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만을 담았고, 전체 표제 항목의 1/4에 달하는 약 15만 항목을 수록하고 있는 상세 사전에서는 각개 표제 항목에 대해 기본적 정보에 더하여 형태 정보와 의미 정보, 통사 정보 등 여타 정보까지 추가하여 상세하게 담고 있다. 세종 전자사전에서는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져 사용되고 있는 표준적 자료 표상 방법인 XML 방식을 써서 정보를 표상하여 수록함으로써, 상이한 전산체제(platform)에 위치하는 상이한 설계에 기반한 응용들이 제반 하위 층위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용이하게 세종 전자사전의 정보를 전산 공학적으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상세 사전에서 각 표제 항목별로 수록된 어휘 정보 항목은 물론 표제 항목의 문법 범주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데, 어휘들의 연관을 결정지어 주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용언의 표제 항목과, 자연언어에서는 물론 세종 전자사전에서도 제일 많이 수록된 항목인 체언의 표제 항목 어휘 정보의 기술 구성을 대표적으로 보이면 아래의 <표 1>에 보인 바와 같으며, 여타 범주에 속하는 표제 항목들의 어휘 정보도 이와 일관성 있게 유사한 구조로 기술되었다.

 

층위 XML tag 용언/체언 항목 공용 여부 기술적 의미

------------------------------------------------------------------

0 <superEntry>최상위 표제항 구획

1<orth>표기 형태

1<entry>표제항 구획

2<mnt_grp>관리 정보 구획

2<see>참조 표제항

2<morph_grp>형태 정보 구획

3<var>변이형

3<cntr>축약 정보

3<str>내부 구조

3<org>원어

3<infl>굴절 정보

3<comp>합성어 형성

3<der>파생어 형성

3 <hom>체언에만동형어

2<sense>센스 구획

3<sem_grp>의미 정보 구획

4 <sem_class>의미 부류

4 <trans>영어 대역어

4 <sem_rep>용언에만의미 표시

4 <domain>전문 영역

4 <eg>체언에만용례

4 <lr>어휘 의미 관계 구획

5 <syn>동의어

5 <ant>반의어

5 <hyper>용언에만상위어

5 <hypo>용언에만하위어

5 <holo>용언에만전체어

5 <mero>용언에만부분어

5 <rel>용언에만관련어

3<frame_grp>용언에만문형 구성 구획

4 <frame>용언에만문형

4 <subsense>용언에만하위 센스 구획

5 <sel_rst>용언에만선택 제약

5 <n_appr>용언에만적정 명사

5 <arg_rst>용언에만논항 제약

5 <ord_rst>용언에만어순 제약

5 <eg>용언에만용례

3<com>용언에만결합 정보 구획

4 <morph_rst>용언에만형태론적 제약 구획

5 <end_rst1>용언에만어말어미 제약

5 <end_rst2>용언에만선어말어미 제약

5 <neg_rst>용언에만부정 제약

4 <col_grp>용언에만연어 구획

5 <col>용언에만연어 구성

4 <morph_rel>용언에만구성 관계 구획

5 <ad_rel>용언에만부사구 구성

5 <np_rel>용언에만명사구 구성

4 <aux_rst>용언에만보조용언 제약

3<sem_grp>의미 정보 구획

4 <syn_grp>체언에만동사 정보 구획

5 <comb_aj>체언에만형용사 결합 정보

5 <comb_n>체언에만명사 결합 정보

5 <comb_v>체언에만동사 결합 정보

6 <form>체언에만동사 결합 형태

6 <frame>체언에만문형

5 <max_n_str>체언에만명사구 최대 구조

5 <set_rstj>체언에만선택 제약

5 <cl>체언에만단위 표현

5 <prt>체언에만조사 제약

5 <av>체언에만부사적 용법

5 <s_n>체언에만관형적 제약

2<defect>용언에만제약된 활용형 용법 구획

3<infl_rst>용언에만활용 제약

3<trans>용언에만영어 대역어

3<sel_rst>용언에만선택 제약

3<defect_eg>용언에만제약 용법 용례

2<idm_grp>숙어 구획

3<idm>숙어

 

표 1: 용언과 체언 표제 항목의 XML 구조 (상세 사전에서)

 

 

그러나 앞서서 밝힌 바와 같이, 본고는 세종 전자사전이 취한 한국어에 대한 언어학적 분석 및 그에 따른 사전에 수록된 어휘 정보의 학문적 타당성에 대하여 평가를 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세종 전자사전의 총체적 의의 및 그 유용성과 실용성 등을 사전 구축의 목적에 비추어서 평가해 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 어떤 지적에 앞서서 본고는 세종 전자사전이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형태적 및 통사적 어휘 정보를 분석ㆍ정리ㆍ수록하여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디지털 자료기반을 구축해낸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루어냈다는 점을 먼저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적으로 반대어, 유사어, 동음이의어, 파생어, 어휘의 전문 영역 표시 등과 같은 단일 어휘들 간의 어사적 관계를 수록하는 데 그치고 말았던 재래식의 종이에 인쇄되던 사전에 비하면, 용언의 논항 구성 구조 및 선택 제약 등에 대한 정보와, 체언의 문형 정보 등과 같은, 통사론이 의미 해석과 관련하기 시작하는 문법의 깊은 부분까지도 정리ㆍ수록한 점은 재래식 사전의 용도를 넘어서서 자연언어의 전산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응용들이 특히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둔 고려였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개의 개척자적 업적은 찬사를 받아 마땅한 점을 너무나 많이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업적에 대하여 무엇을 잘 하였는지를 일일이 지적하려고 하는 노력은 통상 있어 불필요한 감탄의 연속에 지나지 않을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본고는 세종 전자사전이 아직 구현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적 진화에 포함되도록 심각히 고려하여야 마땅할 만한,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미흡한 구석을 굳이 찾아 조명하려는 데 중점을 둔다.

 

 

[보편성의 평가]

 

제일 먼저 세종 전자사전이 다양한 유형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평가해 보자. <그림 1>이 보이는 바와 같이 자연언어의 전산 처리 응용들은 어떤 입력을 취하여 어떤 연산을 해서 어떤 출력을 산출해 내는지에 따라 총체적으로 유형화할 수 있겠는데, 물론 복합형 입력이나 복합형 출력의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지만, 단 한 가지 입력에 단 한 가지 출력만 관여하는 경우로 단순화하여 생각하기로 한다면, 입출력 모두가 비언어적인 f: M->m 형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 도합 f: S->s, f: S->w, f: S->m, f: W->s, f: W->w, f: W->m, f: M->s 및 f: M->w의 8개 유형으로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입력과 출력의 복잡도와 연산의 내용에 따라 응용들이 갖추어야 할 지능의 정도에서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이겠지만, 상정할 수 있는 자연언어처리 응용들을 이 8개 유형에 따라 분류하면 아래에 정리된 것과 같은 예의 응용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f: S->s 형:

- 말을 듣고 말로 대답한다.

- 말을 듣고 다른 언어의 말로 통역해 준다.

- 말을 듣고 말로 요약 등의 특별 처리를 해 준다.

2) f: S->w 형:

- 말을 듣고 글로 받아 적는다.

- 말을 듣고 다른 언어의 글로 번역해 글로 써 준다.

3) f: S->m 형:

- 말을 듣고 명령을 수행한다.

4) f: W->s 형:

- 글을 읽고 말로 대답한다.

- 글을 말로 읽어 준다.

- 글을 읽고 요약 등의 특별 처리를 말로 해 준다.

- 손으로 쓴 필적을 읽어 준다.

5) f: W->w 형:

- 글을 읽고 글로 대답한다.

- 글을 읽고 다른 언어의 글로 번역을 해 준다.

- 글을 읽고 요약 등의 특별 처리를 해서 글로 적어 준다.

- 손으로 쓴 필적을 읽고 정서해 준다.

6) f: W->m 형:

- 글을 읽고 명령을 수행한다.

7) f: M->s 형:

- 상황을 감지하여 말로 설명을 해 주거나 경고를 발한다.

8) f: M->w 형:

- 상황을 감지하여 글로 설명을 해 주거나 경고를 작성해 준다.

 

이상의 예에서 보듯이 현대의 IT 시대로 접어들어서도 아직 구어 입출력을 다루는 응용 측면을 배제한 언어 기반의 정보 처리만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제한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세종 전자사전은 어휘에 관련한 음성학적 내지 음운론적 정보를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 구매할 수 있는 단품형 전자사전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가용한 많은 전자사전들이 구어적 입출력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의 측면을 고려하여 발음에 관련된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음성학적 내지 음운론적 정보를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는 세종 전자사전은 다양한 유형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근본적으로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보편성 면에서 세종 전자사전의 미흡한 점으로 남아 있는 것을 또 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각 어휘 항목에 붙여지는 어휘 의미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어떤 한 어휘가 의미하는 개념의 분류학적 소속과 그 어휘의 동의어, 반의어 및 타 언어 (예컨대, 영어) 대역어를 밝히고, 그 어휘의 통사적 연관에 대한 정보를 준다고 하여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응용이 어떻게 그 어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체언 어휘에 대하여, 그 어휘가 지칭하는 대상물은 ‘구체물’, ‘집단’, ‘장소’, ‘추상적 대상’, ‘사태’ 등의 소수 지정된 의미 부류 중 추상적 대상 (어쩌면, 사태)에 속하며, 그 영어 대역어는 ‘love’이고, ‘연모’의 동의어이며, ‘미움’의 반의어이고, ‘하다’라는 어미를 붙여 술어동사를 이룰 수 있는데다, ‘X-의 Y-에 대한 사랑’과도 같은 문형의 명사구를 이룰 수 있다는 등의 통사적 연관에 대한 정보가 주어져 있다고 하여도, 거기에서부터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응용이 어떻게 ‘애틋이 여기어 아끼고 위하는 일 또는 그러한 마음’이라는 의미 내용을 그 어휘에 연결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한 언어의 어휘를 다른 언어의 낱개 대역 어휘에 일대일 대응시켜 의미를 표상할 수 있다는 보는 ‘單語帳’ 식 의미 표상의 방식이 너무나 소박한 발상인 것은 여기서 이제 새삼 더 부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필수적으로 의미의 고려를 하지 않고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을 수 없는 많은 심각한 자연언어처리 응용들이 활용하기에는 이 세종 전자사전이 제공하는 언어정보는 너무 빈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현시점에서 의미 표상의 문제는 비단 세종 전자사전이 혼자서 풀어야 할 문제라기보다는 자연언어처리 및 인공지능학 분야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숙제인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결론적으로, 세종 전자사전이 자연언어에 기반한 정보 처리에 범용적으로 활용될 자료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세종 전자사전은 대체적으로 종이에 인쇄된 사전에 실렸던, 인간을 위하여 편성된 재래적 어휘 정보를 디지털 자료화한 현재 단계의 수준을 원천적으로 뛰어 넘어 인공지능을 구사하여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기계가, 단순히 읽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편성하여 수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재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자연언어처리를 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응용의 모형을 소프트웨어 공학 및 인공지능학적 바탕에서 먼저 면밀히 점검해 보는 과정이 절대로 필요할 것이다.

 

 

 

 

 

 

[포괄성의 평가]

 

이번엔 세종 전자사전이 광범위한 전문분야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포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해 보자.

 

세종 전자사전 개발 사업을 벌인 21세기 세종계획에는 말뭉치 구축 사업 또한 포함되어 있었기에, 그 사업이 구축한 1650만 어절의 현대 한국어 말뭉치 가운데서 설득력 있는 기준에 근거하여 세종 전자사전에 수록할 어휘를 선정하였다고 하면, 동 사전에 수록된 어휘 집합은 그 선정 근거에 상응하는 통계 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종 전자사전 개발 보고서는 사전에 수록될 어휘를 선정함에 있어서 어휘의 사용 빈도와 난이도에 근거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일단 어떤 기준에 따라 말뭉치가 구축되면 그에 포함된 모든 어휘의 빈도수는 객관적으로 정해지는 통계적 측정치이다. 이에 반하여 어휘의 난이도는 각 개인의 주관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다수 피실험자의 반응을 통계적으로 처리하지 않는 한 수량화하기가 불가능한 매우 주관적인 값이다. 이러한 주관적인 값을 어떻게 처리하여 어휘 선정의 기준에 포함시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설사 통계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난이도 수치를 얻어 내었다고 하여도 그 난이도 값과 사용 빈도를 어휘 선정 기준으로 어떻게 함께 적용하였을는지, 그리고 그렇게 하였음의 통계 과학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지 본고는 가히 짐작할 수가 없다. 어휘 선정을 간단명료하게 사용 빈도수에만 근거하였으면 포괄성 평가의 측면에서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본고는 판단한다.

 

본고는 세종 전자사전이 보이는 포괄성 평가에서의 또 다른 문제점 하나를 지적하고자 한다. 세종 전자사전이 60만 어휘를 수록하였는데 이들 중의 25%만 상세 사전에 수록되어 있고 나머지 75%의 표제항목들은, 통사 정보와 의미 정보는 배제된 채, 품사 정보와 형태 정보 등과 같은 최소한의 기본 정보들만을 담은 기초 사전에 남아 있다. 전체의 25%에 불과한 상세 사전에 수록된 어휘 표제 항목에 포함된 통사 및 의미 정보 역시 전산처리 응용이 필요로 하는 정보라면, 75%의 표제 항목은 전산처리 응용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로 세종 전자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60만 어휘를 선정하여 그 중의 25%를 상세 사전에 포함시키고 75%는 기초 사전에 남겨 그런 대로 가용하도록 처리하였음은 순차적 개발방법론을 추천하는 과제 관리의 측면에서는 매우 현명한 조치였음이 분명하여 아주 훌륭한 선택을 하였다고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 상태로는 25%의 대상에 대하여만 작업을 완성하였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의 단계를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세종 전자사전에 완성품에나 내릴 수 있는 만족할 만한 평점을 지금으로서는 줄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또 한 가지 본고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어떤 특정 전문 영역의 전문 문서를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일반 사전과 병행하여 그 특정 전문 영역의 전문 사전을 함께 참조한다는 점이다. 세종 전자사전이 범용 사전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상기하면, 모든 전문 영역에서 포괄적으로 언어처리가 가능하기 위하여서는 세종 전자사전과 같은 범용 사전이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물론이겠지만, 각 전문 영역에 대한 전문 전자사전 또한 모든 전문 영역에 걸쳐 포괄적으로 필요할 것이며, 따라서, 모든 전문 영역에 두루 걸치는 진정한 포괄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극히 방대한 작업일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세종 전자사전이 모든 전문 영역의 언어 처리에 범용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 본고는 이를 바른 방향 설정이라고 보며, 세종 전자사전 사업에서 선정한 현대 한국어의 60만 어휘를 모두 상세 사전에 수록하는 단계에 이르는 시점이 만약 온다면 그 때, 확장된 이 세종 전자사전이 포괄성의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적합성의 평가]

 

세종 전자사전이 초기 단계에서는 SGML (ISO 8879:1986) 표준적 자료 표상 방식을 사용하여 언어정보를 표상하였으나 최종 단계로 들어서며 W3C (Worldwide Web Consortium)가 추천한 SGML의 한 종류인 XML을 자료 표상 방식으로 채택하였다고 세종 전자사전 개발 보고서가 밝히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지원되고 있는 XML을 표상 방식으로 채택한 이 결정은 매우 훌륭한 결심이었고, 초기에 SGML로 구축되었던 전자사전 자료를 모두 XML로 변환한 작업은 번거로웠겠지만 값진 수고였다. 이로써, 자료 표상 방식에서는, 표준을 따라 개발되는 어떠한 자연언어처리 응용도 세종 전자사전의 자료를 쉽게 참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사전의 구성 측면에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세종 전자사전 구축 사업이 워낙 방대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원활한 과제 운영의 목적에 따라 품사 별로 나뉜 어휘들이 별도의 편집진들에 의하여 13개의 품사별 개별 전자사전으로 일단 개발되었고, 최종적으로 이들 개별 사전들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통합사전 모듈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이 모두를 한 통합된 사전인 듯 가상적으로 묶어 놓아 세종 전자사전이라는 하나의 사전을 이루어 놓았다. 사전 개발 과정에서 대형 과제 관리의 전형적 기법인 ‘모듈로 만들기(modularization)’ 해법을 사용하였음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들 모듈을 최종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통합하지 않고 가상적 통합을 통하여 보기에만 하나의 사전인 듯 묶어 놓은 것이 과연 이 사전의 실시간 사용에 있어서의 효율을 저해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검토는 있었어야만 했다. 물론 이들 개별 사전들을 이렇게 분리된 모듈로 계속 유지함으로써 유연하고도 효율적인 보수ㆍ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실질적 통합이 아닌, 가상 통합의 결과는, 세종 전자사전에 수록된 언어정보를 실시간에 이용하려는 자연언어처리 응용들이 낱개 어휘의 처리마다 통합 사전 모듈의 중재를 통하여 이렇게 연립식으로 묶여진 구성을 실시간에 접근하여 13개 개별 사전을 일일이 따로 뒤져 가며 해당 어휘를 검색하는 부담을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언어처리 응용이 어떤 처리 시점에서 buffer 상에 막 떠오른 어떤 한 어휘를 처리하려 한다고 가정할 때, 철자 이외에는 아무 정보도 없는 단계에서 이 어휘의 어휘 정보를 얻어내기 위하여 이 응용은 13개 개별 사전을 일일이 검색해 보아야 하는 수고를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에게 가나다 순으로 정렬된 한 권의 사전을 주는 대신 품사별로 정리된 여러 권의 사전을 준다면 (그 개별 사전 안에서는 가나다 순으로 혹 정렬이 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한 단어를 찾기 위하여서도 어느 사전에 수록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 많은 사전을 차례로 뒤져 가며 공부를 하여야 할 것이니까 얼마나 힘들 것인지 쉽게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컴퓨터가 하는 일이라고 하여도 검색의 복잡도가 더해 갈수록 프로그램의 효율성은 그에 반비례하여 떨어지는 것이다. 13개 개별 사전을 가상적으로 묶는 이 구조가 검색의 복잡성을 상응하여 높게 만들지는 않도록 하는 해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이러한 사전 구성은 실시간 이용에서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세종 전자사전은 검색의 복잡성에 대한 별도의 규명을 제공하였어야 한다.

 

 

 

 

 

 

 

 

[종합적 평가]

 

21세기 세종계획에서 전자사전의 제작을 추진한 목적이 자연언어에 기반한 정보의 전산 처리를 위한 다양한 용도의 응용이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료기반을 구축하려 함이란 점은 이미 여러 번 지적하였는데, 이러한 전산 처리 중 가장 큰 규모의 실질적 경제 효과를 줄 수 있는 응용은 아마도 f: W->w 유형의 응용들일 것이며, 그 중에서도 희망목록 제1항목은, 한 언어로 작성된 문서를 다른 언어의 문서로 변환시켜 주는 일을 사람대신 수행해 줄 기계번역기일 것이다. 본고는 이제 세종 전자사전의 구축이 기계 번역기 제작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1946년 전산기가 처음 발명된 후 본격적으로 냉전시대로 접어든 1950년대 미국에는 전산기를 이용하여 러시아어 문서를 영어로 자동 번역하는 기계를 얻고 싶은 욕심이 팽배하였다. 인간 프로그램 작성자가 고급 언어로 쓴 전산 프로그램을 전산기의 기계 언어로 자동 번역해 주는 컴파일러(compiler)가 개발되어 인간이 직접 전산기의 기계 언어로 프로그램을 쓰는 수고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좋게 만들어 준 기호변환(symbol manipulation) 기술의 혁명적 발전은 냉전 체제에서 러시아어 문서를 영어로 자동 번역해 주는 기계를 만들어 보고 싶은 미국 정부의 욕구를 증폭시켜 미국 정부로 하여금 기계 번역(machine translation) 연구에 막대한 재정을 투자하게 하였다. 그러나 10여년의 자연언어 기계 번역기 제작 시도의 각고 끝에 어렵게 얻어낸 결말은, 인간이 수학적으로 정의하여 만든 전산 언어와는 달리, 모든 자연언어에 많이 존재하는 언어 형식의 다의성, 그리고 언어 형식과 의미 간의 투영(mapping)이 언어와 언어 간에 isomorphic하지 않은 점 등의 이유로, 언표의 의미 해석 없이 오로지 언어 기호의 형식적 연산을 통하여서만은 자연언어의 기계적 번역이, 그냥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것의 실증이었다. 이 중요한 발견 이후 전산과학계에서 자연언어의 기계 번역은, 한계를 미리 설정한 제한된 상황 속에서의 공학적 구현의 대상으로는 지속되었을 수는 있어도, 과학적 연구의 대상에서는 오래 제외되게 되었었다. 그러면서 한계와 목표의 분명한 설정 속에서 연구 방향을 공학적으로 정하는 자연언어의 전산 처리의 각종 시도가 50년대의 기계 번역 시도를 대신하게 되었다. 그 후 인공지능학의 발전으로 지식 표상과 지식 연산 (knowledge representation and knowledge engineering)이 전산과학의 영역 속에 포함되면서 50년대의 기계 번역 시도와 많은 점에서 유사한 자연언어이해(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의 시도가 자연언어 전산 처리의 한 연구 부문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도는 언어 기호의 형식적 연산을 통해서가 아니라 언어 형식이 전달하려는 내용을 먼저 이해한 후 그 내용을 다른 언어의 형식으로 다시 표현함으로써 기계 번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데에서 50년대의 기계 번역 시도와 그 이론적 모델을 달리한다. 그러나 이 모델이 갖는 비관적 함의는 세계 지식(world knowledge)의 표상과 그 지식의 연산을 형식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는 한 과학적으로 우리를 만족시킬 만한 기계 번역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인정하고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기계 번역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감안하면, 세종 전자사전이 어휘에 관한 형태적 및 통사적 정보를 많이 수록하고 있다고 일단 인정하고 들어간다고 하여도 위에서 지적하였듯 어휘의 의미 정보 양과 질이 재래식 종이에 인쇄된 사전의 양에도 못 미치는 ‘單語帳’ 식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현 상태로 과연 어떻게 자연언어이해 모델에 맞는 기계 번역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어휘의 의미 정보를 표상하는 해법을 찾기는 보통 어려운 숙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과업은 어쩌면 관련된 해당 자연언어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意味素(sememe)들의 의미역에서의 미세한 차이까지도 모두 표상할 수 있는 미세 의미소들을 다의성이 전혀 없는 새로운 기호와 짝지어 주고는 그 기호들을 사용하여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생각들을 표현할 수 있게 해 줄 새로운 한 언어를 창조하는 일과 다르지 않을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고가 기계 번역과 관련하여 세종 전자사전에 내리는 이 부정적 진단은 세종 전자사전의 불비함에 책임이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기계 번역의 난감함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라고 부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몇 가지 발전적 제언과 함께 세종 전자사전의 구축 의의에 대한 총체적 결론을 다음과 같이 맺도록 하자.

 

1) 세종 전자사전은, 사람들을 사용자로 삼는 전자사전을 구현하려는 응용들이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재래의 종이에 인쇄된 사전에 수록되었던 어휘 정보를 디지털 컨텐츠로 구성하는 작업의 밑바탕을 구축하였다.

2) 세종 전자사전은, 제한된 공학적 목표를 가지고 제한된 범위 속에서 구현되는 한국어 기반의 자연언어 처리 응용이 기반 전산기기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접근하여 한국어 어휘들의 형태적 및 통사적 정보를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어사에 관한 정보의 자료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의 첫출발을 내딛었다.

3) 세종 전자사전은 기기 기반의 단품 전자 제품 유형의 전자사전들이, 또는 인터넷 상으로 가용한 사람을 위한 전자사전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은 최소한 능가하는 수준으로 어휘 정보 수록 범위를 확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어휘의 의미 정보의 내실화도 물론이거니와 언어음 인식, 언어음 합성 등과도 같은 응용들을 포함하는 보다 더 많은 유형의 자연언어 처리 응용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어휘의 음성/음운론적 정보 등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4) 지식 표상과 지식 연산에 대한 인공지능학적 기술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어사적 언어정보의 알찬 정리가 성공적 기계 번역을 기술적으로 아주 가까운 가시거리 이내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는 환상 내지 미련은 버려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세종 전자사전 구축 사업의 모체가 되었던 21세기 세종계획을, 이제 “한국 국민만의 언어가 아니라 세계인의 언어가 된 한글의 정보화의 첫 단추”라고 자랑스럽게 규정하고, 세종 전자사전 구축의 목표는 이를 통하여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분야가 선진산업국들에게 기술 종속 당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에 있다고 적은 세종계획 관련 및 세종 전자사전 보고서의 서술이 본고의 주의를 끌었다. 우선, 한글은 한국어를 적는 하나의 문자 체제이지 한국어 그 자체는 아닌 점을 이제는 한국어 사용자 모두가 분명하게 이해하여야 마땅한 시점을 이미 훨씬 넘어서 있는데, 아직도 많은 한국어 어문 관계자들조차도 때로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별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 또한, 학문과 기술을 발전시킴에 있어 국가와 국경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것도, 한글의 창제 역사가 특이하기는 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한글이 세계에서 최고로 우수한 문자 체제라고 맹신하는 것과 비슷하게, 다분히 국수주의적 발상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필자의 심경이 그다지 편치 않았음을 고백하며 본고를 끝맺는다.

 

 

 

 

 

참고문헌

 

[1] WIKIPEDIA: The free dictionary, (web dictionary) on http://en.wikipedia.org

[2] 21세기 세종계획 전자사전 개발, 국립국어원 연구보고서. 국립국어원 2007-01-12, 발간등록번호: 11-1370252-000063-10

[3] 21세기 세종계획 최종 성과물, (DIV 모음) 대한민국 문화관광부ㆍ국립국어원. 2007

[4] 국어대사전, (26판) 이희승 편, 민중서관 발행. 1977-2-20

[5] D. Jurafsky & J Martin, Speech and language processing (2nd Ed.), NJ, USA: Prentice Hall

[6] S. Russell & P. Norvig, Artificial intelliigence: a modern approach (2nd Ed.), NJ, USA: Prentice Hall

[7] T. Cormen, C. Leiserson, R. Rivest & C. Stein, Introduction to Algorithms (2nd Ed.), Boston, MA, USA: McGraw-Hill

<제4주제 : 토론문>

 

 

세종 전자사전 평가

 

 

신효필(서울대학교 언어학과)

 

 

 

 

 

 

1. 서론

 

세종 전자사전에 대한 기간의 여러 평가가 기술적, 공학적 관점에서 주로 이루어진 반면 유한용의 평가는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보편성, 광범위한 전문 분야의 자연언어처리에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포괄성, 그리고 실제 기법에 기초한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이용될 수 있는 공학적 적합성 이라는 세 측면에서 세종 전자사전을 평가하고 있는 새롭고 의의 있는 논의이다. 토론은 원래 어떤 글의 내용이나 논지에 대한 검토가 기본이나 이 글은 성격상 그렇게 하기 어려워 논의에 지적된 세종 전자사전의 제 사항에 대한 답변 형식을 취한다. 한 가지 밝혀 둘 것은 본인은 세종 전자사전의 연구 책임자도 아니며 단지 전자사전의 한 부분만을 맡았기 때문에 이런 평가에 대한 답변을 할 대표성을 지니지 못한다. 따라서 논의에 대한 총체적인 답변을 위해서 세종 전자사전 측의 의견을 구했다. 본 답변은 대부분 세종 전자사전 측으로부터 온 것임을 밝힌다.

 

 

 

 

 

2. 평가에 대한 답변

 

(1) 세종 전자사전의 구성에서의 평가에 관한 의견

 

지적: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세종 전자사전은 어휘에 관련한 음성학적 내지 음운론적 정보를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다. 요즈음 구매할 수 있는 단품형 전자사전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가용한 많은 전자사전들이 구어적 입출력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의 측면을 고려하여 발음에 관련된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음성학적 내지 음운론적 정보를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는 세종 전자사전은 다양한 유형의 자연언어처리 응용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근본적으로 미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의견: 세종 전자사전은 10 간의 연구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 사업이 계획될 당시에 음성학적, 음운론적 정보는 계획되지 않았다. 상기 경우는 음성인식 vs 문자인식, 음성생성 vs 문장산출 이라는 입출력 부분의 차이가 있는 만큼 입출력 관련의 별도의 사전이 필요하다. 그 외 구문분석, 의미해석 층위에 있어서는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지적: 보편성 면에서 세종 전자사전의 미흡한 점으로 남아 있는 것을 또 하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각 어휘 항목에 붙여지는 어휘 의미에 대한 정보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어떤 한 어휘가 의미하는 개념의 분류학적 소속과 그 어휘의 동의어, 반의어 및 타 언어 (예컨대, 영어) 대역어를 밝히고, 그 어휘의 통사적 연관에 대한 정보를 준다고 하여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응용이 어떻게 그 어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체언 어휘에 대하여, 그 어휘가 지칭하는 대상물은 ‘구체물’, ‘집단’, ‘장소’, ‘추상적 대상’, ‘사태’ 등의 소수 지정된 의미 부류 중 추상적 대상 (어쩌면, 사태)에 속하며, 그 영어 대역어는 ‘love’이고, ‘연모’의 동의어이며, ‘미움’의 반의어이고, ‘하다’라는 어미를 붙여 술어동사를 이룰 수 있는데다, ‘X-의 Y-에 대한 사랑’과도 같은 문형의 명사구를 이룰 수 있다는 등의 통사적 연관에 대한 정보가 주어져 있다고 하여도, 거기에서부터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응용이 어떻게 ‘애틋이 여기어 아끼고 위하는 일 또는 그러한 마음’이라는 의미 내용을 그 어휘에 연결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답변: 세종 전자사전의 의미정보 항목, (특히 세종 의미부류 체계)에 대한 이해 및 자연언어처리에서의 의미 기술에 관한 고려가 필요하다.

 

ㄱ. 자연어 처리의 응용이 인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쇄사전의 뜻풀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기술 수준이 거기에 다다른 것도 아니다.

 

ㄴ. 자연어 처리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하는 어휘가 문장에서 나타나 쓰일 때 크게는 심리행위(‘~하는 일’)를 뜻하거나 감정상태(‘~하는 마음’)를 뜻하는 것으로 나뉘며 그 때 각각의 의미는 문장 내 다른 어휘들과의 결합관계에 의해서 확인될 수 있다.

 

ㄷ. 세종 전자사전에서의 의미정보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구성, 기술되었으며,

● 정밀하고, 형식적인 다의어 기술

● 한 어휘의 다양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결합특성(통사특성) 기술

● 사용자인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식하고 처리할 수 없는 '뜻풀이'식 의미 기술을 지양하는 대신 컴퓨터가 인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코드화"된 의미부류로 의미를 기술하고 있다. 특히 세종 전자사전의 의미부류 체계는 필자가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어 어휘의 의미를 표상할 수 있는 700여개의 의미부류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류는 나름의 형식적 근거에 의해 정의되어 있다.

 

ㄹ. 이는 세종 전자사전 검색기 등을 이용한 의미정보에 따른 어휘검색 및 정보 추출 과정을 통해 그 유효성이 높은 것으로 검증되었다.

 

지적: 한 언어의 어휘를 다른 언어의 낱개 대역 어휘에 일대일 대응시켜 의미를 표상할 수 있다는 보는 ‘單語帳’ 식 의미 표상의 방식이 너무나 소박한 발상인 것은 여기서 이제 새삼 더 부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의견: 대역어 정보 기술의 의미는 한 어휘를 다른 어휘에 일대응 대응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각 언어 내에서 엄밀하고 형식적인 다의 분할 기술이 전제될 때, 올바른 대역어 기술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세종 사전의 미시구조를 잘 살펴보면, 대역어 정보뿐만 아니라 의미정보 구획과 통사정보 구획은 모두 다의어 구획 하에 설정되어 있다. 이런 미시구조 자체가 세종 전자사전이 그 어떤 사전보다 형식적이고 전산활용에 적합한 의미정보를 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적: 결론적으로, 세종 전자사전이 자연언어에 기반한 정보 처리에 범용적으로 활용될 자료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세종 전자사전은 대체적으로 종이에 인쇄된 사전에 실렸던, 인간을 위하여 편성된 재래적 어휘 정보를 디지털 자료화한 현재 단계의 수준을 원천적으로 뛰어 넘어 인공지능을 구사하여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기계가, 단순히 읽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편성하여 수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재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자연언어처리를 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응용의 모형을 소프트웨어 공학 및 인공지능학적 바탕에서 먼저 면밀히 점검해 보는 과정이 절대로 필요할 것이다.

 

의견: 세종사전은 재래적 어휘 정보를 디지털 자료화 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 사용자를 전제로 기술대상이 되는 모든 정보들을 새롭게 분석하고, 재구성하여 '전자'사전으로 구성된 사전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전자사전'으로서는 그 규모나 내용 면에서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본격적인 전자사전이다.

 

 

 

 

(2) 종합적 평가에 대한 답변

 

지적: 세종 전자사전은, 사람들을 사용자로 삼는 전자사전을 구현하려는 응용들이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재래의 종이에 인쇄된 사전에 수록되었던 어휘 정보를 디지털 컨텐츠로 구성하는 작업의 밑바탕을 구축하였다.

 

의견: 앞서 지적한 대로 전산활용을 위해 정보의 내용이나 구성이 새롭게 고안된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전자사전이다.

 

지적: 세종 전자사전은, 제한된 공학적 목표를 가지고 제한된 범위 속에서 구현되는 한국어 기반의 자연언어 처리 응용이 기반 전산기기의 차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접근하여 한국어 어휘들의 형태적 및 통사적 정보를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어사에 관한 정보의 자료기반을 구축하는 작업의 첫출발을 내딛었다.

 

의견: 세종 전자사전은 형태, 통사 정보를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된 것이 아니라 어휘의 의미정보를 정밀하고 형식적으로 기술한 사전이다. 형태 및 통사정보는 의미정보, 특히 세밀한 다의분할의 형식성을 뒷받침하는 기능이 훨씬 크다.

 

지적: 세종 전자사전은 기기 기반의 단품 전자 제품 유형의 전자사전들이, 또는 인터넷 상으로 가용한 사람을 위한 전자사전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은 최소한 능가하는 수준으로 어휘 정보 수록 범위를 확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어휘의 의미 정보의 내실화도 물론이거니와 언어음 인식, 언어음 합성 등과도 같은 응용들을 포함하는 보다 더 많은 유형의 자연언어 처리 응용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어휘의 음성/음운론적 정보 등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지적: 지식 표상과 지식 연산에 대한 인공지능학적 기술이 어떤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어사적 언어정보의 알찬 정리가 성공적 기계 번역을 기술적으로 아주 가까운 가시거리 이내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는 환상 내지 미련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의견: 기계번역이 인공지능학적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며, 성공적 기계 번역이 어느 수준이냐는 주관적인 판단일 따름이다. 엄밀하고 형식적인 어휘부의 구축이 기계번역을 위시한 다양한 자연어 처리 영역의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세종 전자사전은 분명 그 정도의 공헌은 할 수 있게금 구축되었다.

 

지적: 마지막으로 이 세종 전자사전 구축 사업의 모체가 되었던 21세기 세종계획을, 이제 “한국 국민만의 언어가 아니라 세계인의 언어가 된 한글의 정보화의 첫 단추”라고 자랑스럽게 규정하고, 세종 전자사전 구축의 목표는 이를 통하여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분야가 선진산업국들에게 기술 종속 당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에 있다고 적은 세종계획 관련 및 세종 전자사전 보고서의 서술이 본고의 주의를 끌었다. 우선, 한글은 한국어를 적는 하나의 문자 체제이지 한국어 그 자체는 아닌 점을 이제는 한국어 사용자 모두가 분명하게 이해하여야 마땅한 시점을 이미 훨씬 넘어서 있는데, 아직도 많은 한국어 어문 관계자들조차도 때로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별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

 

의견: 21세기 세종 계획에는 초기 한글 글꼴 개발이나 한글 코드 문제 등 한글 자체의 정보화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 표현이 남아 있는 듯하다.

 

지적: 학문과 기술을 발전시킴에 있어 국가와 국경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것도, 한글의 창제 역사가 특이하기는 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한글이 세계에서 최고로 우수한 문자 체제라고 맹신하는 것과 비슷하게, 다분히 국수주의적 발상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필자의 심경이 그다지 편치 않았음을 고백하며 본고를 끝맺는다.

 

의견: 그런 표현은 '산업적 측면에서의 기대 효과' 항목에서 기대효과의 하나로 언급된 것일 뿐, 필자가 우려하는 발상과는 거리가 멀다.

 

 

 

 

 

 

 

 

 

 

 

 

 

 

 

 

<끝>

‘한겨레말글연구소’ 소개

 

□ 연혁

2005년 6월30일 세움

2005년 11월22일 창립기념 학술발표회 (“국어발전과 언론의 사명)

2006년 12월6일 제2회 학술발표회 (“우리 글에 스민 외래·번역문투”)

2007년 11월15일 제3회 학술발표회 (“남북 단일 어문규범 얼개잡기”)

 

□ 한겨레말글연구소가 하는 사업입니다.

1. 국어상담

2. 언론말글 바로잡기

3. 남북 말글 통일

4. 국어사전 연구

5. 글꼴 연구

6. 말글환경 개선

7. 배달말과 관련된 기타 사업들

 

□ 사외 연구위원 및 사내 연구원 명단

김수업 전국국어교사모임 우리말 교육대학원장

조재수 한글토피아 대표·사전학

김하수 연세대 교수·국어학

김정수 한양대 교수·국어학

유재원 한국외국어대 교수·언어학

권재일 서울대 교수·언어학

박창원 이화여대 교수·언어학

이태영 전북대 교수·국어학

 

□ 사내 연구원·자문위원

최인호 소장(편집국 교열팀장)

김인숙 교열팀 기자(차장)

박정숙 교열팀 기자

안창현 경제부문 기자(간사)

성한용 정치부문 선임기자(부장)

이근영 국제부문 기자(차장)

류재훈 워싱턴 특파원(차장)

김재섭 경제부문 기자(차장)

안수찬 한겨레21부 기자

김수영 한겨레출판(주) 부장

김보근 온라인 영문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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