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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 종교, 철학, 사상 (1)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창세신화 ‘마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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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겨레 종교, 철학, 사상 (1)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창세신화 ‘마고’

대야발 2025. 3. 24. 15:38
 

 

 

 

 

마고 창세신화를 제대로 알면 우리가 왜 하늘, 땅,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 정신을 갖게 되었는지, 널리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는지 머리가 끄덕여질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도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흥미진진하게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마고 창세신화는 신라 눌지왕 때 충신 박제상이 옛 역사를 비롯해 각 분야 지식을 집대성한 《징심록》 상‧중‧하 3교 15지 중 〈부도지〉에 기록되어있습니다. 부도지는 한민족의 시원부터 삼국시대까지를 담고 있는데 일반서점에서 찾을 수 있고, 박제상은 역사서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니 확인하면 됩니다.

 

 

■ [선도문화 1편] 창세신화 마고를 말하다 ···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창세신화 ‘마고’

K스피릿,강나리기자, 2024.07.05 

 

 

 

강원도 한탄강 멍우리협곡. 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지경리에는 수직 절벽과 협곡이 형성되어 절경을 이루는 한탄강 줄기가 ‘마귀할멈이 지팡이 끌고 간 자리’라고 하는 설화가 내려옵니다. 이 무시무시하게 큰 마귀할멈은 인류의 첫 어머니이자 세상을 창조한 여신 ‘마고’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죠.

 

 

소설 〈마고〉(2022년, 현대문학)를 쓴 한정현 작가는 “마고는 세상을 창조한 여성신이지만 조선과 일제를 지나면서 남성적 시각으로 해석, 사람을 해치는 마귀할멈으로 전락한다”라고 했습니다.

 

 

한민족의 창세신화 마고이야기. 사진 국학원 제공.

 

 

 

 

우리에게 창세신화 마고가 참 낯설기도 합니다. 한국인 대부분 서양의 아담과 이브 창세신화나 그리스‧로마신화의 창세신화는 익숙한데 막상 우리 창세신화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럼 이번 기회에 한 번 제대로 알고 가면 어떨까요?

우리 창세신화 속 마고는 생명의 근원, 지구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리스‧로마신화 속 가이아와 비견되기도 하지요. 훗날 인간이 태어나도록 아이를 점지하는 삼신할머니로 이어졌습니다.

 

 

마고 창세신화를 제대로 알면 우리가 왜 하늘, 땅,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 정신을 갖게 되었는지, 널리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나라를 세웠는지 머리가 끄덕여질 것 같습니다.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도 그리스‧로마 신화만큼 흥미진진하게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마고 창세신화는 신라 눌지왕 때 충신 박제상이 옛 역사를 비롯해 각 분야 지식을 집대성한 《징심록》 상‧중‧하 3교 15지 중 〈부도지〉에 기록되어있습니다. 부도지는 한민족의 시원부터 삼국시대까지를 담고 있는데 일반서점에서 찾을 수 있고, 박제상은 역사서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니 확인하면 됩니다.

 

 
 

먼저 1편에서는 〈부도지〉에 실린 마고이야기의 내용을 전합니다. 사실 심오한 철학이 담긴 이야기인데 ‘K스피릿의 전당’ 국학원의 전시관에서 영상으로 전하는 마고이야기를 바탕으로 시작합니다.

 

 

인류의 시원 마고 어머니

 

햇빛이 따스하게 비칠 뿐 눈에 보이는 물체는 없었다. 여기 우주의 음과 양이 만나 완전한 생명체가 탄생하니, 이것이 바로 인류의 시원, 마고 어머니이다.

 

 

지구 어머니 마고가 다시 우주의 음양으로 자손을 낳았다. 이들의 이름은 궁희와 소희였다. 마고 어머니가 우주의 조화로운 법칙과 음율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니 이때 인류 최초의 율려가 시작되었다.

 

 

마고 어머니는 율려에 이어 땅과 바다와 불을 지구 위로 내려 놓으셨다. 산천이 아름답고, 짐승과 새들이 노니는 아름다운 지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고 “수많은 별들 중에 지구는 우주 속 한 알의 구슬에 지나지 않는다. 율려가 부활하면서 천지가 창조되고, 중심의 거대한 기운 덩어리가 폭발하여 무수한 별들이 생겨나고 바다와 육지가 이루어졌다. 따뜻한 기운이 땅 속 깊은 곳까지 감싸 햇빛과 열로 따뜻해지니 온갖 생명체가 번성하게 되리라“ (삼일신고 中)

 

 

 

마고는 궁희, 소희, 그리고 인류의 시조들과 율려로 세상을 안정시켰다. 사진 국학원 제공.

 

 

 

 

궁희소희도 마고처럼 우주의 음양으로 네 명의 아들과 네명의 딸을 낳았다. 이들이 바로 황궁씨, 백소씨, 천궁씨, 흑소씨였다. 궁희와 소희는 마고성의 지유(地乳, 땅에서 나는 젖)를 먹여 자손을 키웠다.

 

 

이어 네명의 아들과 네 명의 딸들이 마고 어머니의 명으로 갈빗대를 열어 또 다른 자손을 출산하게 되고. 이들이 바로 최초로 지상에 나타난 인간의 시조였다.

 

 

이때부터 남녀가 만나 서로 결혼을 하고, 자손을 늘려 3000여 명 사람들이 마고성 안에 살게 되었다. 이들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순수했으며, 하늘과 맞닿은 기(氣)적인 존재 그 자체였다.

 

 

 

마고성 사람들. 사진 국학원 제공.

 

 

 

마고성의 사람들은 소리내지 않아도 듣고 말할 수 있었고, 항상 하늘의 율려음을 들어 조화의 이치를 아는 하늘의 자손이자 신(神)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소씨가 여러사람과 이들의 유일한 에너지인 지유를 마시러 유천에 갔다. 하지만 마고성의 사람이 늘어 사람에 비해 지유샘이 작으니, 지소씨는 여러 사람에게 차례를 양보하고, 자신은 지유를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다. 지소씨에게는 이런 일이 다섯 번이나 있었다.

 

 

배가 고픈 지소씨는 언덕위에서 쓰러져 무심코 그곳의 열매를 맛보게 되었다. 포도열매 몇 알은 그 단맛이 너무 강하고 유혹적이어서 지소씨의 오감을 살아나게 하는 대신 천상의 조화를 잊게 하였다.

 

 

오미의 변을 일으키는 지소씨. 사진 국학원 제공.

 

 

 

 

지소는 “이 어찌 알릴 수 없겠는가! 넓고도 크구나, 이것이 바로 포도의 힘이던가?“라고 외쳤다. 신기하게 여긴 사람들이 포도를 맛보니 과연 그 유혹적인 맛이 지소씨의 감탄과 같았다. 여러 사람이 그 자리에서 포도를 맛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도의 강한 맛으로 인해 오감이 살아난 마고성의 몇몇 사람들은 이가 생기고, 입안에는 타액이 생겨났다. 피와 살이 탁해지고 마음이 어지러워 마침내 하늘의 법과 조화의 율려를 잊어버리니, 더 이상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았다.

 

 

사람들이 포도를 처음 맛보고 알린 지소씨를 원망하자, 지소씨는 부끄러워하며 무리를 이끌고 성을 나가 숨어버렸다. 포도열매를 먹은 사람들과 이를 지켜내지 못한 사람들 모두가 성을 나가 이곳 저곳으로 흩어졌다. 

 

 

마고성의 어른인 황궁씨는 어린 자손들을 불쌍히 여기며 한탄했다. “너희의 미혹함이 커서 본성이 변했으니, 어쩔 수 없이 성을 나가야만 한다. 하지만 유혹을 물리치고 스스로 깨달아 천성을 되찾게 되면 다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어른이었던 황궁씨는 백모를 묶어 마고 어머니 앞에 사죄했다. “저에게 모든 잘못이 있으니 저를 탓하시옵소서. 제가 무리들과 천성을 되찾아 다시 돌아오겠나이다. 맹세하오니, 저의 복본의 맹세를 들어주소서.“

황궁씨는 마고 어머니 앞에 깨달음으로 다시 마고성으로 돌아오겠다는 복본의 맹세를 했다.

 

 

백모를 묶어 마고 어머니에게 '복본의 맹세'를 하는 황궁씨. 사진 국학원 제공.

 

 

 

”오감이 살아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오미의 재앙이 거꾸로 밀려오니, 이는 성을 나간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더더욱 커지고 있음이다. 우리가 마고성을 지켜내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완전한 모습으로 보전해야만 한다. 이제 마고성의 어른인 나, 황궁과 백소씨, 청궁씨, 흑소씨는 사방으로 흩어져 살아야 하니 어디에 가더라도 복본의 맹세를 잊으면 안된다“

 

 

황궁씨가 칡을 캐어 식량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사방으로 나뉘어 살 것을 명하였다. 청궁씨는 무리를 이끌고 동쪽의 운해주로, 백소씨는 서쪽의 월식주로, 흑소씨는 남쪽의 성생주로 가고, 황궁씨는 가장 춥고 험한 북쪽의 천산주로 갔다. 복본의 맹세를 한 황궁씨가 스스로 약속을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천산주로 떠난 장자 황궁씨가 한민족의 선조. 사진 국학원 제공.

 

 

 

천산주에 도착한 황궁씨복본의 맹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무리에게 천지의 도를 닦아 실천하는 일을 도왔다. 황궁씨의 뜻은 아들 삼형제에게 전해졌다. 황궁씨의 장자인 유인씨 역시 아버지의 뜻을 따라 본성을 찾고, 우주의 근본이 하나임을 밝히는 일에 온 정성을 쏟았다.

 

 

아들 삼형제와 무리에게 복본의 맹세를 분명히 전하고, 장자인 유인씨에게 천부인을 물려준 황궁씨천산으로 들어가 율려를 잇는 돌이 되었다. 이로써 황궁씨는 인간세상에 영원한 스승으로 그 책임을 다하게 된다.

 

 

황궁씨를 이은 장자 유인씨는 퇴화된 사람들의 의식을 회복시켜주고, 불을 지펴 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모든 이들이 천손의 맥을 이어받은 유인씨를 스승으로 받들어 따랐다.

 

 

퇴화된 사람들을 깨우는 유인씨. 사진 국학원 제공.

 

 

 

유인씨가 천 년을 지내고 나서, 아들 한인에게 천손의 징표인 천부를 전하고 산으로 들어가니 황궁씨를 이었던 유인씨 역시 복본의 맹세와 약속을 다하였다.

 

 

한인씨가 천부삼인을 이어받아 인간세상을 밝게 비추니, 햇빛이 고루 비치고, 사람들의 모습도 본래의 모습으로 되찾아지고 있었다. 이는 황궁씨, 유인씨, 한인씨가 하늘의 도를 닦아 복본의 맹세를 다한 덕이었다.

 

 

한인씨는 천손의 법을 잇고, 뜻을 지켜나갔다. 그는 늘 중심이 되는 자리에서 없는 듯 있으면서 뭇사람을 위한 빛이 되었고, 마고성의 천인같은 삶을 살았다.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잊지 않은 한인씨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되는 근본을 깨우쳤다. 그는 밝음을 일러 한이라 했고, 사람들은 그를 일러 안파견, 혹은 거발한이라 했다.

 

 

한인이 다스렸던 한국은 모두 열 두 나라를 이루었는데, 한인의 아홉형제가 제족을 나누어 천손의 가르침을 폈다. 이들은 깨달음의 천부경을 가르치고, 인간의 도리를 지켜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지키는 천손으로 성장했다.

 

 

평화로운 한국에는 다섯가지 가르침이 있었는데, 이것이 신시오훈이다.

첫째, 성실과 믿음으로 거짓이 없으며
둘째, 공경과 근면으로 게으르지 않고
셋째, 효도하고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으며
넷째, 염치와 의리가 있어 음란치 않을 것,
다섯째, 겸손하고 화목하여 다투지 않을 것, 이었다.

 

 

한인은 천산에 살면서 천부의 법으로 사람들을 일깨웠다. 대를 이은 마고성 복본의 맹세를 지켜 천손으로서 부끄러움이 없었고, 이들은 모두 7대에 거쳐 3,301년을 누렸다.

 

 

지구어머니 마고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역사는 다시 황궁씨를 시작으로 유인씨, 한인씨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맥을 이었다.

천손 한민족의 계보는 18대 한웅과 47대 단군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바로 생명과 우주의 조화를 하나로 관통하는 인류의 시원이자, 한민족의 뿌리가 된다.

 

다음 편에서는 마고 창세신화가 간직한 놀라운 정신유산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딘가 닮은 듯하지만 분명하게 다른 서양의 창세신화와도 견주어 보고자 합니다. (1)

K스피릿,강나리기자,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창세신화 ‘마고’, 2024.07.05 

 

 

 

 

 [선도문화 2편] 창세신화 마고 속에 숨은 이야기 ··· 창세신화 마고 이야기에 숨은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

K스피릿 강나리 기자2024.08.13

 

 

요즘은 K-드라마를 통해 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의식주뿐 아니라 설화나 역사, 독특한 정서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마지막 편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자매들을 모은 마고신(서이숙 분). 사진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갈무리.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K-드라마 중에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스토리 라인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기가 많았는데요. 그 ‘호텔 델루나’에서 주인공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존재, ‘마고’가 등장합니다.

 

 

서이숙 배우가 1인 6역으로 마고를 맡았죠. 인간의 수명과 환생을 담당하는 첫째, 치유를 담당하는 둘째, 인연을 만드는 셋째, 냉정한 원칙주의자로 악을 징벌하며 소멸을 담당하는 넷째, 재물을 가져다주어 인기 많은 다섯째, 각설이로 나타나 빈곤을 주는 여섯째였어요. 본래 각각 다른 역할을 맡은 총 12명의 자매라고 합니다.

 

 

드라마 속 ‘마고’는 사람들의 길흉화복, 생사에 관여하는 참 흥미로운 존재인데, 실제 마고 이야기의 원형인 〈부도지〉에서 등장하는 마고 여신과는 매우 다릅니다. 그리고 신의 성격, 신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관 설정 등 여러 측면에서 그리스‧로마신화나 에덴 신화와도 다른데 한번 살펴볼까요?

 

 

널리 알려진 그리스‧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를 형성하는 양대 축으로 불리는 히브리즘과 헬레니즘 중 헬레니즘의 토대이죠. 여기에 등장하는 신은 권력투쟁을 벌이고 질투하고 사랑에 목매고 불륜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때로 매우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편을 갈라 인간 세상에 전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트로이 전쟁처럼.

 

 

어떤 작가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암투와 패륜, 욕망과 폭력으로 얼룩진 제우스와 그 가족 및 후손들의 행위를 신화와 문학의 이름으로 미화한 우상화 작업의 결정체”라고 신랄하게 표현했더군요. 인간의 감정,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성격과 행동때문에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은 다양한 문학과 예술의 소재가 되었죠.

 

 
 

한편, 히브리즘의 토대가 되는 성경의 창세기 중 에덴 신화에서 신은 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만들고서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모든 짐승을 부리도록 축복과 명령을 합니다. 그리고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금기를 어진 인간을 무섭게 벌합니다. 주인으로서 순종을 요구하는 존재이죠.

 

 

그럼 마고 신화의 마고는 어떨까요? 기‧화‧수‧토(氣‧火‧水‧土)로 물질세계를 만든 창조주이고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우주에서 조화의 중심을 잡는 조화주입니다. 기‧화‧수‧토로 이루어진 세상을 균형을 이루며 조화롭게 운용해나가는 주체입니다.

 

 

한국의 창세신화 속 마고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시조는 창조 작업에 동참한다. 사진 선도문화진흥회 제공.

 

 

 

그런데 그 과정을 마고 혼자서 완전히 다하지 않습니다. 마고는 자기가 낳아 탄생한 존재들을 창조작업에 동참시키고 그들에게 임무를 맡김으로써 천지를 완전한 조화에 이르게 합니다.

 

 

궁희와 소희를 낳아 ‘5음 7조’를 맡기고, 다시 궁희‧소희가 4천녀, 4천인을 낳아 기‧화‧수‧토의 본음을 맡기고, 그것으로도 완전한 조화를 못 이루니 인류의 시조(仁祖)를 낳게 하여 인조들의 역할로 드디어 완전한 조화에 이르게 됩니다.

 

 

마고 어머니, 관찰자일 뿐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는 존재

 

그리고 마고는 율려 즉, 우주의 법칙, 리듬, 질서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인간의 삶과 역사에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습니다. 명령하거나 금기하는 것도 없이 모든 것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고 묵묵히 지켜보는 ‘관찰자’입니다.

 

 

마고성이라는 인류공동체의 낙원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오미의 화(禍)’가 일어나고 결국 마고성을 유지할 수 없어 출성하는 모든 순간에 인간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법칙대로 다가온 결과를 책임집니다. 어느 순간에도 마고 어머니가 어떠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고가 궁희와 소희를 낳아 ‘5음 7조’를 맡기며 천지를 창조하는 모습. 사진 선도문화진흥회 제공.

 

 

 

그래서 마고는 희노(喜怒)의 감정이 없다고 합니다. 무심한 듯 무정한 듯 보이지만 감정에 치우침 없이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전체를 다 품어 안는 사랑을 하는 존재입니다. 마치 자연을 닮은 듯합니다. 모든 생명을 키워내는 신비하고 자애로운 존재이지만 어떤 생명만 특별히 더 사랑해서 예외적으로 천재지변을 피하게 하지도 않으니까요.

 

 

선도에서 바라보는 마고는 여신 또는 어머니로 불리지만, 그것은 성향에 대한 표현일뿐 인격신이 아닙니다. 기뻐하고 성내고 명령하는 징벌하는 인격신이 아니라 율려 그 자체이고 근원의 생명 에너지라고 합니다.

 

 

마고가 율려의 법칙을 적용하는 데 있어 예외나 특권이 없습니다. 신화 속에서 오미의 화를 일으킨 지소 씨가 성안 사람들의 수에 비해 땅에서 솟아나는 지유(地乳)가 부족해서 다섯 번이나 양보하다가 결국 포도를 먹었죠. 그전까지 사람들은 식물이라도 다른 생명을 강제로 취한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마고는 지소 씨에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예외적으로 봐주지 않습니다.

 

 

인류공동체의 낙원 마고성에서 나오게 되는 계기가 되는 '오미의 화'를 일으킨 지소씨. 사진 선도문화진흥회 제공.

 

 

 

또한, 지소 씨의 권유로 포도를 먹고 변해버려 1차로 마고성을 나간 이들이 지유를 얻고자 성 밖에서 땅밑을 팠으나 솟아난 지유가 흙으로 변해 먹을 수 없게 되었죠, 그것 때문에 성안에 지유가 더욱 부족해져 모두가 마고성을 떠나야만 했을 때 어떠한 잘못도 없이 책임을 지고 사람들을 이끌고 출성하는 장자 황궁 씨를 다르게 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마고 어머니는 여타의 신과 다르다고 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마고 어머니와 인간의 관계입니다. 서양의 그리스‧로마신화, 에덴 신화에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관계죠.

 

 

선도에서 나타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이라는 개념, 한국인의 천지인 정신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마고 어머니와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겠습니다.(2)

 

참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김윤숙 학위논문 ‘《구약성서》 에덴신화와 《징심록》 마고신화의 신인론 비교 연구’

 

K스피릿, 강나리 기자, [선도문화 2편] 창세신화 마고 속에 숨은 이야기  창세신화 마고 이야기에 숨은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 2024.08.13

 

 

 

 

 

 [선도문화 3편] 마고성을 출성한 인류, 복본을 맹세하다 ··· “한민족을 왜 ‘천손’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그런데 한민족만?”

 

K스피릿,강나리 기자

2024.08.23 16:05 업데이트 2024.08.24 12:46

 

 

한국 선도에서는 한민족을 ‘천손天孫’이라고 부릅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 선도에서는 본성을 회복한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마고성 사람들을 상정한다. 신과 같은 마고성 사람들. 사진 국학원 제공.

 

 

 

사실 전 세계 여러 민족이 창조주와의 긴밀한 관계를 담은 신화를 갖고 있기는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신으로부터 선택된 민족, 선민選民이라고 자기 민족을 부르고, 뉴질랜드의 영웅 마우이는 할머니가 신이죠.

 

특히, 한‧중‧일 삼국은 고대 전설에서부터 천손, 천자, 천황이란 용어를 많이 씁니다. 일본에서는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손자 호노니니기로부터 이어진 자손이라고 왕을 천황이라 부릅니다.

 

 

일본의 창세신화. 사진 K스피릿 DB

 

 

 

중국 왕조들은 자신을 천명天命을 받은 천자라며, 하늘의 주인인 옥황상제의 아들이자 신성한 존재로 강조하는데 이것이 유교적 질서가 되죠. 그래서 폭정에 신음하던 백성이 일어날 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고조선을 비롯해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시조는 신과 관계된 특별한 출생의 비화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고려 시조 왕건의 후손들은 겨드랑이에 용의 비늘이 있었다고 하죠,

 

 

하지만 천손이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누군가, 또는 특별한 자손만 천손이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창세신화 마고, 그리고 마고성 사람들과 연관되어 있죠.

 
 

2편 ‘창세신화 마고 이야기에 숨은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에서 밝혔듯 인간의 시조인 ‘인조人祖’는 마고 어머니의 우주 만물 창조와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 동참한 ‘협력자’입니다.

 

 

〈부도지〉에서 인류의 조상은 마고가 낳은 궁희와 소희, 궁희와 소희가 낳은 4천인, 4천녀로부터 이어진 존재이다. 사진 선도문화진흥회.

 

 

 

또, 〈부도지〉를 보면, 마고가 ‘낳아서’ 이어진 존재입니다. 낳아서 연결된 존재는 신의 속성, 신성(神性)의 씨앗을 품고 있죠. 반면, 창조주가 ‘만든’ 피조물의 경우는 창조주의 속성을 나누지 않습니다. 마치 정교하게 만든 AI로봇이 능력은 인간과 비슷하거나 뛰어넘을 수 있어도 DNA를 계승하지 않는 것처럼.

 

 

그럼 마고성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마고성에 살 때 사람들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순수했습니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듣고 말할 수 있고 항상 하늘의 율려음을 들어 조화의 이치를 아는 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흥미롭게도 〈부도지〉에서 귀걸이를 본래 하늘의 소리를 듣기 위한 장치였다고 표현합니다.

 

 

지소씨로부터 비롯된 ‘오미의 화’ 사건 이전까지는 스스로 알아서 조화에 맞게 행동하는 자재율(自在律)이 있을 뿐 그 어떤 금기도 없었습니다.

 

 

선도에서는 ‘양심’을 중시하는데 이때 양심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좋은 마음, 양심(良心)이 아니라 태양과 같이 밝은 마음(陽心)입니다. 좋고 나쁜 마음은 도덕적 기준이 필요한데 마고성 사람들은 도덕이 필요없는 존재였으니까요.

 

 

한민족의 오랜 경전 〈천부경〉에서는 ‘태양앙명 인중 천지일’이라고 하여 태양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라고 하는데 여기서 천지인 사상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지소 씨가 처음으로 포도를 먹음으로써 오감에 눈을 뜨게 되고 환희심이 생겨 사람들에게 권하면서 치아가 생기고 타액이 생겨났고, 피와 살이 탁해지고 마음이 어지러워 더 이상 모습이 아름답지 않았다고 하죠. 이때부터 인간의 수명도 유한해졌다고 합니다.

 

 

남에게 양보하느라 지유를 먹지 못해 굶주린 지소씨가 처음으로 포도를 먹음으로써 오감이 깨어났다. 사진 선도문화진흥회.

 

 

 

신성을 잊고 율려의 조화를 잃은 사람이 계속 늘어나자 절로 유지되던 자재율이 깨지고 하지 말아야 할 금기가 생겼으며, 서로 하지 못하게 감시하게 되었죠. 그리고 마고성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지소씨와 그를 따른 무리는 스스로 부끄러워 성을 나섭니다.

 

 

떠나는 그들을 마고 어머니는 물론이고 누구도 비난하거나 질책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신성을 잊고 동물의 속성, 수성(獸性)에 가까워진 것을 안타까워하며 다시 본래의 신성을 회복하여 돌아오라고 당부하죠.

 

 

이어 마침내 마고성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처하자 장자 황궁씨가 마고 앞에 사죄하고 사람들과 논의하여 마고성을 나섭니다. 마고 어머니께는 본래의 신성, 본성을 회복하여 돌아오겠다는 ‘복본(復本)의 맹세’를 합니다.

 

 

마고성 천인들이 나누어 살기로 뜻을 정하자, 황궁씨가 천부를 신표로 나누어주고 칡을 캐서 식량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 천부가 ‘복본의 맹세’를 나타내는 징표라고 여겨집니다.

 

 

마고성의 4개 종족 중 청궁씨 무리는 동쪽 사이 문을 나가 운해주로 가고, 백소씨 무리는 서쪽 사이의 문을 나가 월식주로, 흑소씨 무리는 남쪽 사이 문을 나가 성생주로 갑니다. 황궁씨는 북쪽 사이 문을 나가 천산주로 가는데 그곳은 매우 춥고 위험했습니다. 장자로서 큰 책임을 진 것이죠. 바로 황궁씨로부터 유인씨, 한인씨, 18대 한웅, 그리고 47대 단군으로 이어집니다.

 

 

마고 창세신화를 보면 모든 인류는 마고성에서 나온 인조들에서 비롯되어 퍼져나갔습니다. 선도에서는 모든 인류를 ‘하나에서 나온 하나’라고 하는데 마고성 이야기는 실제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지 한민족만의 창세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죠.

 

 

그리고 그거 아세요? 서양에서는 '마고(Mago)'가 여자 마술사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고, 여왕 마고처럼 인명으로도 많이 쓰였는데 발음이 한국에서나 서양에서나 같답니다.

 

 

한국 선도에서는 본성을 회복한 이상적인 인간상을 마고성 사람들로 상정합니다. 모든 인류가 신성의 씨앗을 가진 ‘천손’입니다. 잊고 있던 신성을 깨워낼 수도, 동물적인 수성으로 살아갈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이죠.

 

 

다음 편에서는 마고성 출성 후 인류의 삶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인간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3)

 

K스피릿,강나리 기자, [선도문화 3편] 마고성을 출성한 인류, 복본을 맹세하다 “한민족을 왜 ‘천손’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그런데 한민족만?”, 2024.08.23 16:05 업데이트 2024.08.24 12:46

 

 

 

 

 

<자료출처>

 

 

(1)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창세신화 ‘마고’  - K스피릿

 

 

(2) 창세신화 마고 이야기에 숨은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  - K스피릿

 

 

(3) “한민족을 왜 ‘천손’이라 부르게 되었을까? 그런데 한민족만?”  - K스피릿

 

 

 

<참고자료>

 

 

"중국의 영토적‧정신적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핵심은 ‘한국 선도’다"  - K스피릿

 

 

홍익인간·재세이화 실천운동이 활발해지며, 선도의 성통·공완적 원형이 회복되어 가는 중 - K스피릿

 

 

 

[책]''홍익인간 이화세계'' 잊혀진 우리 仙道문화사 (daum.net)2006.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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