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청동방울 (2)
력사를 찾아서
광복 후 우리 학계는 한국적인 청동기 문화를 찾으려고 전국 각지의 고인돌을 발굴하는 등 동분서주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196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한국적인 청동기가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비로소 오랜 숙원을 풀 수 있었다. 그 무렵 모습을 드러낸 청동기는 어떤 것들이고 그것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무엇이었을까. 텃밭서 ‘캐낸’ 청동기 실타래1967년 7월, 대전 괴정동에 거주하던 한 주민이 자신의 텃밭에서 땅을 파던 중 청동기 12점을 발견해 시교육청에 신고했다. 같은 해 8월 29일, 대전시교육청을 찾은 국립박물관 윤무병 학예관은 신고품 가운데 동검이나 청동거울처럼 눈에 익숙한 것도 있지만 방패 모양, 칼 손잡이 모양, 둥근 뚜껑 모양을 한 청동기 등 처음 보는 것들도..
2400년 전 어느날. 전남 화순 대곡리에 큰 일이 터졌다. 이 일대를 다스리던 소국의 왕이 붕어(崩御)한 것이었다.제정일치의 시대, 즉 세상을 다스리면서 천지를 농단하여 사람과 하늘을 이어준 일인독존의 왕이 거한 것이다. 제사장이자 왕이 돌아가시자 나라 사람들이 장례를 의논한다. 왕은 본향, 즉 천신이 되어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슬픔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돌로 파서 무덤을 만드는 한편 그 안에는 굴피나무로 통나무관을 만들기로 한다. 우선 통나무 관 밑에는 청동으로 만든 칼 두 자루를 깐다. 액막이용이다. 그런 다음 통나무관에 시신을 누이고 청동신기(神器)들 즉, 청동검과 거울, 방울, 도끼, 새기개 등을 넣고 뚜껑을 덮는다. 이 모두 생전에 제사장이 하늘신,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