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를 찾아서
3. 여러나라시대 고고학 (5)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본문

전남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발굴조사에서 영산강 유역에 조성된 장고분(장고 모양을 닮은 고분)의 구조와 축조공법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확인됐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전남 함평군 학교면 마산리 16-2번지 일원)은 영산강 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 중 유일하게 다수의 다른 원형 고분들과 함께 고분군을 이루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 중 하나이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고분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를 밝혀 유적 경관을 복원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부터 연차적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장고분의 구조와 축조공법을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단서를 확보했다. 장고분의 분구(墳丘, 흙을 쌓아 올려 만든 언덕 형태의 봉분)와 도랑은 각각 직경 21.5m, 27.5m인 원의 중심과 교차점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구획돼 있어 고분 설계 단계부터 정밀한 측량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중 장고분 석실과 주변 토층 전경. (사진=국가유산청)
견고한 고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공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형(사각형) 분구는 고분의 중심을 따라 네모난 블록을 먼저 쌓고 이를 기준으로 양쪽에 흙을 쌓아 올렸다. 분구의 경사면 아래쪽은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제방(둑)의 형태로 흙을 쌓고 점토덩어리(토낭)를 섞어 보다 견고하게 축조했다.
원형 분구는 돌방과 함께 4차에 걸쳐 축조됐는데 방형 분구에 비해 단순하게 쌓아올렸다. 처음에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경사지게 조성하다 점차 바깥쪽을 높게 쌓는 양상을 보였다. 성토가 진행되면서 원형 분구가 점차 높아지자 방형 분구를 조성해 돌방 축조를 위한 진입로를 확보한 흔적도 확인했다.

돌방 입구 등에서 당시 장송의례와 관련한 자료도 확보했다. 돌방 입구는 폐쇄 후 다시 파낸 흔적이 확인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고분의 주인은 생전에 무덤의 외형을 먼저 완성시킨 뒤 나중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방형 분구 서쪽 모서리에는 고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확인됐다. 도랑에서는 중국 남조에서 수입된 동전 문양 항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토기들이 흩어져 있어 고분 위에서 제사행위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고분군의 서쪽 경사지에서는 청동기시대 주거지 7동과 석관묘를 추가로 확인해 이 일대가 청동기시대부터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재확인했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함평 마산리 고분군 발굴조사, 장고 모양 고분 축조공법 확인, 2024. 11. 21.
전남 함평군의 마산리 표산고분군 2차 발굴조사 결과 유리옥과 은 장신구, 일본·중국계 토기 및 도자기 등이 나왔다. 해당 지역이 다양한 문화의 교류지였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2022년 11월 24일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발굴 현장에서 지난 3월부터 이어진 9개월간의 2차 발굴조사 성과를 발표하였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은 1984년에 도굴된 상태로 처음 알려진 고분군으로, 구릉 정상부에 '장고분'인 1호분을 포함해 총 15기의 고분이 모여 있다.
장고분은 전통 타악기인 '장고' 모양을 닮은 고분으로, 사다리꼴과 원형을 붙여놓은 형태다. 이 고분군은 영산강 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 중 유일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고, 옹관(항아리 모양의 토기를 사용한 관) 핵심 분포권인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가까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함평 마산리 고분군 내에 분포하는 개별 고분들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 등을 밝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정밀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1호분 봉분과 함께 고분 주위 도랑시설의 형태, 1호분과 인접한 4·5·6호분의 구조와 축조방법을 확인하는 성과가 있었다. 또한 일본·중국계 유물 등 새로운 자료도 확보했다.
1호분은 봉분을 비롯한 고분 구조가 비교적 잘 남아있었다. 봉분 규모는 길이 46m, 너비 14~28m, 최대높이 6.2m 내외다. 평면은 장고 모양으로, 외곽을 따라 방패 모양 도랑을 둘렀다.
고분 위는 돌을 얇게 깐 시설과 사다리꼴 분구에 오를 수 있는 출입로를 갖췄다. 각각 인근의 함평 신덕고분과 광주 월계동 장고분에서도 확인된 바 있는 시설이다.
매장시설은 길이 5.3m, 너비 2.8m, 높이 2.9m인 사각형 널방(무덤 속 주검이 안치된 방) 가운데에 길이 3m 내외의 입구가 달린 돌방(석재를 쌓아 만든 무덤의 매장시설) 구조다.
1호분에서는 전문도기(錢文陶器·표면에 동전모양 문양이 새겨진 중국 도자기) 6점과 뚜껑 있는 접시, 제사용 그릇받침 등이 출토됐다.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1호분 분구 평·입면도.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1호분 주변에 조성된 4·5·6호분은 1호분과 달리 평면이 원형이며, 외곽을 따라 도랑을 둘렀다. 고분 규모는 각각 직경 10~13m 내외의 소형이다. 도굴로 인해 매장시설이 완전히 파괴됐거나 일부만 남은 상태다. 매장시설의 구조는 사각형 널방 가운데에 입구가 있는 돌방이다.
특히 1호분의 장축선상에 위치한 6호분의 고분 배치 형태는 함평 신덕고분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배장묘(중앙 무덤 곁에 만드는 종속적 무덤)의 성격으로 추정된다. 또한 돌방 입구 주변에 토기를 세우고 함께 묻어 제사를 지낸 흔적도 조사됐다.
4·5·6호분에서는 스에키(須惠器·가야 토기의 영향을 받은 일본 고분시대 토기)계 항아리 2점과 전문도기를 비롯해 고분 주위 도랑 시설, 뚜껑 있는 접시, 제사용 그릇받침, 은, 장신구, 유리옥 등의 유물이 나왔다.

연구소 관계자는 "마한 유적이 밀집한 함평 일대가 백제화되는 과정에서의 변화 양상과 대외교류상을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학술조사를 통해 유적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고, 고대 영산강 유역 세력의 변화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2)
뉴스1, 조재현 기자, 마한 후기 국제교류 활발했나…함평 표산고분군서 日·中계 토기 출토, 2022. 11. 22.
<자료출처>
(1) https://v.daum.net/v/20241121111036118
(2) https://v.daum.net/v/2022112216024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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