력사를 찾아서
4. 고조선 문화유산 (1) 고조선 세계문화유산 : 고창 · 화순 · 강화의 고인돌 유적 본문
우리나라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중의 하나인 고인돌은 세계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시기와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지역이 세계적인 분포권에서 가장 밀집된 곳으로 그 중 우리나라가 그 중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적으로 약 30,000여 기에 가까운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 화순 · 강화고인돌유적(Gochang, Hwasun and Ganghwa Dolmen Sites)은 밀집분포도, 형식의 다양성으로 고인돌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규명하는 중요한 유적이며 유럽, 중국, 일본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1)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은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고창 죽림리 고인돌’ 학술 조사 연구와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024년 4월 24일 밝혔습니다.
『고창 죽림리 고인돌은 매산마을을 중심으로 550여 기의 고인돌이 모여 있는 유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인돌 군집으로 탁자 모양의 북방식, 천장 돌만 있는 개석식 등 다양한 형식이 분포돼 있어 학술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사시대의 사회 구조, 정치 체계, 문화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으로 인정받아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에 등재됐다. 국가 중요 사적이자 한반도의 유일한 선사시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현재 사적으로 지정된 일대를 포함한 약 200만㎡ 범위에서 레이저를 활용해 지형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탐사 방법인 항공 라이더 탐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고인돌 묘역의 경관을 분석하고 분포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고인돌을 이룬 석재와 토양을 분석해 채석장 산지와 관련한 연구도 진행키로 했다.
고창군은 이를 통해 고인돌에 대한 보존·관리와 정비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세계 거석문화의 중심지로써의 가치와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덕섭 군수는 “국가 차원의 연구를 통해 고창 고인돌의 가치가 더욱 확대될 수 있게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 국내외 홍보를 통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2)
전북 고창·인천 강화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선사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전남 화순 고인돌 유적입니다.
화순 고인돌은 2,000~3,000년 전에 축조됐으며 청동기시대 문화가 집약된 대표적인 유적입니다.
『이를 통해 선사시대 문화상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구조, 정치체계는 물론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 유적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 계곡을 따라 5㎞에 걸쳐 596기가 밀집 분포하고 있습니다.
◇ 이영문 목포대 교수, 첫 발견
인근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평범한 바위로 생각해 고추를 널어놓거나 비문을 새기는 등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 왔으나 알고 보니 선사시대 돌무덤이었던 것입니다.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관리되고 있습니다.
발견 당시 숲 속에 비교적 원형 그대로 유지돼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습니다.
◇ 지석천과 불과 2㎞ 거리
▲화순 고인돌 유적지 전경[전남 화순군]
화순 고인돌은 크게 6개 구역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 괴바위 고인돌지구(47기) : 괴바위는 고양이 바위의 옛말이며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인돌 지구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고, 덮개돌의 규모가 가장 큽니다.
덮개돌 크기는 200~530㎝이며, 장방형, 마름모형, 귀갑형 등 형태가 다양합니다.
- 관청바위 고인돌지구(190기) : 관청바위는 보성 원님이 보검재를 넘다가 큰 바위에서 주민의 민원을 해결한 데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고인돌의 밀집도가 가장 높고 대형 고인돌이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 정상부에는 석재를 채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채석장이 있습니다.
- 달바위 고인돌지구(40기) : 덮개돌 모양이 달처럼 둥글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효산리 보검재 고개를 넘어가기 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부 덮개돌에는 채석 당시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핑매바위 [전남 화순군]
- 핑매바위 고인돌지구(133기) : 마고 할머니가 운주사를 축조하기 위해 거대한 돌을 행주치마에 담아 운반하는 과정에서 떨어트린 돌이라는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약 280t으로 추정되며 무덤의 기능보다는 상징적인 기념물로 생각됩니다.
▲암석이 갓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감태바위 [전남 화순군]
- 감태바위 고인돌지구(140기) : 암석이 갓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감태라고 합니다.
감태는 갓의 옛말입니다.
거대한 덮개돌 아래 노출된 무덤방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고인돌의 축조과정을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대신리 발굴지(46기) : 화순 고인돌유적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35기의 고인돌이 발굴 조사돼 원형 그대로 복원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석기만들기·불활용 등 선사체험 인기
화순 고인돌 공원에는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선사체험장이 있습니다.
단순히 고인돌 유적을 보는 것에서 선사시대인들의 삶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조성됐습니다.
선사체험장은 청동기 전기와 후기 마을로 나뉘어 움집 등 다양한 생활공간과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선사체험장을 관람하는 방문객들 [전남 화순군]선사마을이 재현된 공간에서 '불을 찾아서'라는 원시인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비롯 사진전, 공연, 벽화, 시장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선사시대 대표 유적인 강화 부근리 고인돌은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형태가 특징입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수직선에서 오른쪽으로 15도가량 기울어져 있지만, 무너지지 않고 수천 년이 지난 현재까지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언뜻 무너질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벽에 가까운 균형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이 고인돌은 보는 이들에게 '문자도 없던 고대 선조들이 어떻게 건축과 관련된 기술과 지혜를 후대에 전하고 활용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동북아 최대 규모 탁자식 고인돌 유적…기능 놓고 의견 분분
사적으로 지정된 강화 부근리 고인돌의 건축 연대는 3천여 년 전 청동기시대로 추정된다.
받침돌(굄돌) 2개(가로 4.6m·세로 1.5m·폭 0.8m) 위에 덮개돌(가로 6.5m·세로 5.2m·폭 1.4m)이 놓여 있는 형태로, 탁자를 닮아 '탁자식 고인돌'에 속한다. 같은 형태의 단일 고인돌 중에서는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받침돌들이 모두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덮개돌은 왼쪽 아래로 기울어져 얹혀 있는데 오늘날까지 기울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계는 당시 선조들이 돌들을 잘 짜 맞춰 균형을 잡는 기술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받침돌 위쪽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 덮개돌을 잘 떠받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강화 부근리 고인돌 앞에 설치된 유네스코 세계유산 명판 [촬영 윤태현]
우리나라 고대 건축 기법 중에는 울퉁불퉁한 주춧돌 위에 나무기둥을 세울 때 기둥 밑단을 깎아 돌에 맞추는 '그렝이법'이 있는데 부근리 고인돌에도 비슷한 기법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추정이다.
인력이 유일했던 당시 무거운 덮개돌을 받침돌 위에 올리는 과정에 대한 추정도 흥미롭다.
선조들은 받침돌을 먼저 세우고 일대를 흙으로 메워 언덕을 만들었다. 이어 언덕에 롤러 역할을 하는 통나무를 깐 뒤 덮개돌을 밧줄로 묶어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이후에는 받침돌이 드러나게끔 흙을 파냈다.
해당 덮개돌은 무게가 55t에 달하는데 100㎏당 성인 1명의 인력이 투입됐다고 가정하면 550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고인돌을 만든 집단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혜영 강화군 학예연구사는 28일 "고인돌은 기본적으로 대부분 무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부근리 고인돌은 규모가 커 당시 상징적인 기념물 역할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인돌의 기능에 대한 견해는 아직도 학계에서 분분하다"고 설명했다.
강화 부근리 고인돌 [촬영 윤태현]
선사시대 생활상 간직한 강화 고인돌…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부근리 고인돌을 포함한 강화 고인돌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총 170여 기의 고인돌이 강화도 북부에 분포돼 있는데 이 중 100여 기는 산기슭에, 60여 기는 산마루나 능선에, 10여 기는 평지에 자리 잡고 있다.
산기슭에서 많은 고인돌이 발견된 것이 매우 특이한 점인데 이는 당시 이곳 선조들이 터전으로 삼았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짐작케 한다.
평지 고인돌들은 해발 20∼30m에 있는데 그간 간척으로 인한 해안선 변화를 고려하면 청동기시대에는 바닷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당시 선조들은 물을 가까이하며 농경사회를 이루거나 어업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화 고인돌의 또 다른 특징은 한 곳에 여러 기가 모여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조들이 고인돌 건축 자리를 미리 골랐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장례와 제사를 지내는 장제(葬制) 문화를 이뤘다고도 볼 수 있다.
강화 고인돌에서 발견된 팽이형토기·돌창·바퀴날도끼 등 서북한 지역 유물은 당시 강화도와 서북한 지역 사이에 교류 활동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강화 고인돌에는 선사시대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흔적들이 많다.
강화 고인돌의 이 같은 역사적 의미가 널리 알려지면서 유네스코는 2000년 전북 고창·전남 화순 고인돌과 함께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4)
<주>
(1) https://www.heritage.go.kr/heri/html/HtmlPage.do?pg=/unesco/korHeritageInfo.jsp&pageNo=5_2_2_0
(2) ‘고창 고인돌’ 연구 본격화… 지형·채석장 등 조사 (daum.net) 2024. 4. 25.
(3) [인천돋보기](29) 고인돌 속 선조들의 발자취…강화역사박물관 (daum.net) 2023. 1. 28.
(4) [전라도 돋보기]고추 널어놨는데..알고보니 '평범한 바위' 아닌 '돌무덤' (daum.net) 2024. 8. 21
<참고자료>
대한민국의 세계유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국가문화유산포털 | 한국의 세계유산 (heritage.go.kr)
Gochang, Hwasun and Ganghwa Dolmen Sites - UNESCO World Heritage Centre
고인돌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돌무덤(石塚)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aks.ac.kr)
[차근차근 한국미술사 1] 선사 시대 무덤 ‘고인돌’ 이름의 내력 1화'고인돌'은 왜 '고인돌'이라 하는 걸까?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I) – Sciencetimes이종호.2007.09.04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2) – Sciencetimes이종호.2007.09.10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3) – Sciencetimes이종호.2007.09.17
5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고인돌별자리 – Sciencetimes이종호.2007.09.30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5) – Sciencetimes이종호.2007.10.09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6) – Sciencetimes이종호.2007.10.17
한국인의 고향, ‘신비의 왕국’ 찾았다(7) – Sciencetimes이종호.2007.10.30
요하지역에서 발견된 ‘신비의 왕국’ – Sciencetimes이종호.2007.11.06
동이족도 중국인이다 – Sciencetimes이종호.2007.11.20
[한국문화탐방] 거석문화, 고인돌(1) < 투고·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천지일보 (newscj.com)
[한국문화탐방] 거석문화, 고인돌(3) < 투고·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천지일보 (newscj.com)
청주 월오동서 청동기시대 고인돌 20여기 발굴 | 연합뉴스 (yna.co.kr)2020-05-05
의정부서 선사시대 선돌 발견..남근·여근석 쌍에 성혈도 (daum.net)2020.12.03
[단독]연천 민통선은 숨은 '고인돌 보고'..'별자리 고인돌' 주목 - kakaoTV
서구에도 고인돌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 인천아이뷰 (incheon.go.kr)2019.08.26
[단독]연천 민통선은 숨은 '고인돌 보고'..'별자리 고인돌' 주목 (daum.net)2019.12.10
[단독] 백제 고도에서 웬 청동기시대 고인돌? (daum.net)2018.05.23
나주 전원주택단지 개발 현장서 고인돌 무더기 발견 | 세계일보 (segye.com)2018-07-13
고인돌에 고추 말리고 미끄럼 타고…거기가 어디? | 중앙일보 (joongang.co.kr)2018.11.24
춘천 개인묘지 덮개돌만 길이 약 5m 고인돌 방치 (daum.net)2017.10.16
고조선의 재발견 천제단 '고인돌 벽화':플러스 코리아(Plus Korea)2016/09/11
고조선의 재발견 천제단 '고인돌 벽화':플러스 코리아(Plus Korea)2016/09/11
광개토대왕비 유래는 선돌인가? (brainmedia.co.kr)2015.08.13
동해안에서 청동기시대 탁자식 고인돌 발견 (daum.net)2014.11.20
[기고]오지에서 잠자고 있는 문화재들 | 세계일보 (segye.com)2008-11-19
선사시대 비밀의 문 고인돌
KBS 역사스페셜 – 북한문화유산시리즈 4편, 고인돌왕국 고조선 / KBS 2001.10.27 방송
'고조선시대 > 고조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고조선 문화유산 (3) 비파형동검 (28) | 2024.10.30 |
---|---|
4. 고조선 문화유산 (2) 청동거울 (14) | 2024.10.26 |
3. 고조선 고고학 (8) 2200년전 ‘세형동검 거푸집' 출현했다 (61) | 2024.10.25 |
3. 고조선 고고학 (7) 동아시아 金문화의 원류… 三國금관 기원은 스키타이 아닌 고조선 (28) | 2024.10.22 |
3. 고조선 고고학 (6) BC 12세기에 철기시대 열어, 철검·철거울·쇠뇌 잇단 출토 (10) | 2024.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