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12만 년 전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가 날카로운 돌로 기호를 새겨넣은 동물 뼈 화석이 발견됐다.
2021년 2월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히브리대 등 국제연구진은 중서부 람라의 중석기 유적에서 발굴한 동물 뼈 조각에서 6개의 평행하지 않은 새김(조각) 흔적을 발견했다.
■ 인류 최초의 상징 기호?..12만년전 소뼈서 인위적 흔적 발견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기자, 2021. 2. 4.
인류 최초의 상징 기호?…12만년전 소뼈서 인위적 흔적 발견
길이 3.8~4.2㎝의 이들 조각이 새겨진 뼈는 당시 중동 지역에서 흔히 서식한 안콜소(오소록스)라는 거대한 멸종 소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또 이런 표식을 한 현생인류는 오른손잡이이며 날카로운 부싯돌로 사전 계획에 따라 단번에 완성했다는 점을 알아냈다.
고고학자들은 오랫동안 중석기 인류가 이런 상징물을 만들어 왔다고 믿어왔는데 이번 발견과 같이 이런 이론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최근 들어 속속 발견되기 시작했다.
길이 3.8~4.2㎝의 이들 조각이 새겨진 뼈는 당시 중동 지역에서 흔히 서식한 안콜소(오소록스)라는 거대한 멸종 소의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요지 자이드너 박사)
연구진은 “이 조각은 인류 조상의 상징적인 활동에 관한 한 가지 사례일 가능성이 매우 크며 레반트 지역(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및 지중해 연안)에서 사용한 이런 형태의 메시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당시 사람들이 이 특정 뼈를 선택한 이유가 이 동물의 지위와 관계가 있고 사냥꾼들과 사냥한 동물들 사이 영적인 관계를 보여준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들 뼈 조각은 네샤르(Nesher) 시멘트 공장 건설 부지에서 단단한 암반 침전물이 발견돼 고고학자들에 의한 발굴 조사가 이뤄지면서 발견될 수 있었다.(사진=요지 자이드너 박사)
이들 뼈 조각은 네샤르(Nesher) 시멘트 공장 건설 부지에서 단단한 암반 침전물이 발견돼 고고학자들에 의한 발굴 조사가 이뤄지면서 발견될 수 있었다. 중석기 시대 발생한 카르스트 지형 싱크홀이 침전물을 비탈진 곳에 가두는 밀폐된 퇴적 분지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지역은 중석기 시대 사냥꾼들이 사냥한 동물을 도축하던 캠프나 모임장소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사진=쿼터너리 인터내셔널)
연구 책임저자인 히브리대 고고학연구소의 요지 자이드너 박사는 “이 지역은 중석기 시대 사냥꾼들이 사냥한 동물을 도축하던 캠프나 모임장소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뼈 조각에 새겨진 기호를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3차원 영상 촬영 기법을 사용했다.(사진=쿼터너리 인터내셔널)
연구진은 뼈 조각에 새겨진 기호를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3차원 영상 촬영 기법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하이파대의 이리스 그로만야로슬라브스키 박사는 “우리는 실험실 분석과 미시적 요소 발견을 바탕으로 선사시대 사람들이 부싯돌로 만든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 조각을 새겼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분석을 통해 이런 조각이 도축 동안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새긴 것임을 입증했다.
자이너 박사는 “지구상에서 발견한 가장 오래된 상징적 조각 중 하나를 발견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이번 발견은 인간의 상징적 표현이 어떻게 발달했는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동시에 이런 상징의 정확한 의미를 아직 알 수 없지만 추가 연구가 이런 핵심적인 내용을 밝혀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엘스비어가 발행하는 국제제4기학연합(INQUA) 동료검토 학술지 ‘쿼터너리 인터내셔널’(Quaternary International) 최신호(1월 20일자)에 실렸다.(1)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기자, 인류 최초의 상징 기호?..12만년전 소뼈서 인위적 흔적 발견, 2021. 2. 4.
현생 인류(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라비아반도를 거쳐 아시아로 진출한 시점이 최소 8만5000년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시점보다 최소 2만 년 이상 당겨졌다.
휴 그로컷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고고학과 교수팀이 사우디아라바아 북서부 알 우스타 지역 사막에서 발견된 손가락뼈 연대를 방사성 동위원소 등의 기술로 재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생태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2018년 4월 9일자에 실렸다.
■ 현생인류의 아라비아 반도 진출 시기 최소 8만5000년 전
2018.04.10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 사막에서 발굴된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의 손가락 뼈 화석이다. 독일 연구팀의 연대 측정 결과 이는 8만5000년 전 화석으로 밝혀졌다.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나와 유라시아로 퍼진 시점도 최소 이 시기로 앞당겨졌다. 기존에는 약 6만 년 전에 유라시아로 퍼졌다고 알려져 있었다. -사진 제공 이언 카트라이트
새 화석 연구 결과 밝혀져
현생 인류는 동아프리카에서 약 30만 년 전에 태어났다. 이 인류는 탄생 직후부터 끊임없이 확산해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지중해 동부를 의미하는 일명 ‘레반트’ 지역까지는 쉽게 진출했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일부 화석은 약 18만 년 전까지 연대가 올라가, 최소 이 시기에는 아프리카 밖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부분 더 이상 아시아로 확산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이번에 화석이 발굴된 사우디아라비아 알 우스터 지역. 이전에 현생인류가 발견되던 레반트 지역(지중해 동부)보다 한참 아래다. - 사진 제공 네이처 생태진화
그동안 인류학자들은 현생 인류가 약 6만 년 전 다시 아프리카 밖으로 진출한 다른 인류의 후손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부인하는 인류 화석이 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중국 남부에서 연대가 8만 년 이상 올라가는 치아 화석이, 지난해 8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7만3000년 전 화석이 각각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시아로 확산한 시점도 6만 년보다 훨씬 빨랐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난 제2의 경로도 새롭게 제기됐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레반트 지역을 통한 이주 외에, 아라비아반도 남부의 홍해를 건너갔을 가능성이다.
알 우스타에서 화석을 발굴하는 모습. - 사진 제공 이언 카트라이트
또 고기후 연구를 통해 당시 알 우스타 지역이 사막이 아니라 초원이었음이 밝혀져, 당시 현생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로컷 교수는 “인류는 레반트 지역뿐만 아니라 서남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에도 진출할 능력이 있었다”며 “아프리카를 일찍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던 기존 관점은 틀렸다”고 말했다.
인류의 아시아 이주 분야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배 미국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현생 인류가 아시아에 6만 년 전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번 연구도 그 중 하나”라며 “현생 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2)
동아사이언스, 윤신영기자, 현생인류의 아라비아 반도 진출 시기 최소 8만5000년 전, 2018.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