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라 력사를 찾아서
《환국-가사라국》 4. 환인은 누구인가?(4) 본문
《환국-가사라국》
4. 환인은 누구인가?(4)
《규원사화》에도 환인이 나온다.
《규원사화》는 북애노인이 병자호란(1636년~1637년)이 끝나고 약 40년 뒤인 1675년(숙종 원년)에, 고려 말 이명이 지은 《진역유기》를 참조하여 지은 사서이다(이명은 고려 초 발해 유민이 쓴 《조대기》를 토대로 《진역유기》를 지었다고 한다). 이맥이 지은 《태백일사》보다 약 150년 뒤에 지어진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 규원사화를 구입하였고 1972년 11월 고서심의위원인 이가원, 손보기, 임창순 3인이 조선 중기에 쓰인 진본임을 확인하고 인증서를 작성하였다. 고려대본, 동국대본(권상노(權相老) 소장본을 필사), 서울대본(방종현(方鍾鉉) 소장본을 등사), 등 다른 필사본도 전해지고 있다.
《규원사화》는 서(序), 〈조판기(肇判記)〉, 〈태시기(太始記)〉, 〈단군기(檀君記)〉, 만설(漫說)로 이루어져 있다.
북애자는 과거를 보았으나 급제하지 못하여 탄식하며 붓을 던지고 여러 해 동안 방랑하며 조선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구월산에 이르러 당장평을 돌아 삼성사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고 평양을 거쳐 용만에 이르러 통군정에 올라 북쪽을 향해 요동평야를 바라보며 우리 조상이 살던 옛 강토가 남의 손에 넘어간 지 이미 천 년이 되어 그 해독이 날로 깊어가니 이를 슬퍼하였다.
조선에 국사(國史)가 없음을 걱정하고 고려 때부터 조공 바치는 사신을 수백 년 동안 북쪽에 보내면서도 이를 한스럽게 여기지 않다가 졸지에 만주를 피 맺힌 원수로 여기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고 하면서 만주를 우리와 같은 겨레로 보았다.
〈조판기(肇判記)〉에는 환국은 없고 환인을 하늘에 있는 한 큰 주신(一大主神)이라고 하고 그는 밑에 수많은 작은 신들을 거느리고 있다. 환(桓)이란 밝게 빛나는 형체로, 인(因)을 본래의 근원이며 만물이 이것에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았다. 환인은 하늘에 있는 한 큰 주신(一大主神)이고 이 세상을 창조하는 창조주로 나온다.
〈조판기〉에는 수백만 년 간의 혼돈의 시대가 지나고 온 세상을 다스리는 많은 지혜와 능력을 갖고 있는 한 큰 주신(一大主神)인 환인이 환웅천왕에게 명하여 우주를 열게 하고, 육지가 드러나며, 땅과 바다가 자리를 잡게 하고, 동·식물이 땅 위에 나타나 번식하게 하고, 사람들을 만들어내게 하였고, 인간 세상에 내려가 하늘을 이어받아 가르침을 세우고, 만세토록 후손의 모범이 되게 하라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창조활동이 20만 년이 걸렸다고 한다.
먼저 우주는 단지 흑암의 큰 덩어리였다.
『아득한 옛날 음양이 갈라지지 않고 땅과 하늘도 갈라지지 않은 채 오래 닫혀 있었다. 하늘과 땅은 혼돈하여 아직 나누어지지 않았고, 신들도 매우 슬퍼하고 해와 달과 별들도 잡것에 쌓여 질서가 없었다. 바다도 흐리고 깊어 생물들의 자취를 찾을 길 없었고, 우주는 단지 흑암의 큰 덩어리였다. 물과 불은 잠시도 쉬지 않고 서로 밀치며 움직이기를 수백 만 년이나 했다.
太古, 陰陽未分, 洪濛久閉, 天地混沌, 神鬼愁慘, 日月星辰堆雜無倫, 壤海渾瀜, 羣生無跡, 宇宙只是黑暗大塊, 水火相盪 不留刹那 如是者, 已數百萬年矣.』
『한편 하늘에는 한 큰 주신(一大主神)이 있었다. 그를 환인(桓因)이라 하는데, 온 세상을 다스리는 많은 지혜와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 형체는 드러내지 않고 가장 높은 하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수만 리나 떨어진 곳이지만 언제나 환하게 빛났으며 그 밑에는 수많은 작은 신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환(桓)이란 밝게 빛나는 그 형체를 말하는 것이며, 인(因)이란 본래의 근원이며 만물이 이것에서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上界, 却有一大主神, 曰桓因, 有統治全世界之無量智能, 而不現其形體, 坐於最上之天, 其所居數萬里, 恒時大放光明, 麾下更有無數小神. 桓者, 卽光明也, 象其體也, 因者, 本源也, 萬物之藉以生者也.』
『이때에 한 큰 주신이 두 손을 마주잡고 묵묵히 생각에 잠겨 말하기를 “우주라는 큰 덩어리가 어둡게 닫힌 지 이미 오래 되었다. 이제 개벽의 기운에 쌓여 낳고 길러지기를 바라니, 만약 때를 맞추어 열지 않는다면 어찌 헤일 수 없이 많은 공덕을 이룰 수 있겠는가”했다. 이에 환웅천왕(桓雄天王)을 불러 우주를 여는 일을 하도록 명했다.
爾時, 一大主神, 乃拱手默想曰 如今, 宇宙大塊, 冥閉已久, 混元之氣, 包蘊停稸, 正要啓生化育; 若不儘時開判, 何以成無量功德乎, 乃召桓雄天王.』
『명을 받은 천왕은 그곳을 떠나 여러 신들을 독려하여 각기 크게 신통함을 나타내게 했는데, ~ 이렇게 되어 우주는 열려 하늘과 땅이 비로소 나누어지게 되니, 우주는 너무 넓어 그 끝을 알 수가 없었다. 이에 해와 달에 명하여 바퀴처럼 구르고 서로 돌아 하늘을 환히 밝히고 땅에 비치도록 했으며, 해가 움직여 낮이 되게 하고 달이 움직여 밤이 되게 했다. 또 별들에 명하여 높은 하늘을 돌게 하고, 계절을 정하여 햇수와 날짜를 셈했다.
授命行剖判之業. 天王奉命辭出, 乃督諸神, 令各自大顯神通, 只看風雲晦冥 深 電光閃 馳繞 雷霆 訇震擊 得, 玉女失色, 百鬼遁竄.
於是洪濛肇判, 天地始分, 虛曠浩茫, 不可端倪. 乃命日月, 輪流相轉, 光麗於天, 照臨於地, 日行爲晝, 月行爲夜, 又命星辰周, 匝蒼穹, 以定四時, 以紀年日.』
『이로써 하늘과 땅은 나누어지고 해와 달을 돌고 있었으나 땅에는 물과 불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바다는 혼돈하고 쌓인 기는 정체되어 퍼져나가지 못했다.
한 큰 주신이 두 번째로 환웅천왕에게 명을 내려 크게 법력을 나타내게 했다. 비로소 지표의 물을 돌아나가게 하니 육지가 드러나고, 땅과 바다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불은 땅속으로 들어가고 물은 움직여 만물이 번성했다. 풀과 나무가 뿌리박고, 벌레와 물고기와 짐승이 떼를 지어 자라며 번식하게 되었다. 하늘과 땅이 나누어진 때부터 삼계(三界)는 또다시 십만 년의 세월이 흘렀다.
雖然天地旣分, 日月輪轉, 而地界, 水火未定, 壤海混淪, 停稸之氣, 未卽啓發化成矣.
一大主神, 再命桓雄天王大顯法力, 只看大地, 水滙陸現而壤海始定, 火藏水動而萬物滋生. 於是草木托柢, 昆蟲 鱗介 飛禽 走獸之屬, 振振生育 繁衍充牣於地上三界. 盖自天地始分以來, 又十萬年矣.』
『한 큰 주신은 다시 여러 신들을 모아놓고 말하기를, “우주 자연의 움직임이 몹시 민망하더니 이제 너희들이 힘을 내어 하늘과 땅을 나누고 만물이 생겨나게 하니 그 공이 매우 크구나. 다만 천지 사이에 당연히 만물의 어른을 두어야 하는데 그 이름은 사람이다. 사람은 하늘과 땅과 함께 삼재(三才)가 되고 만물의 주인이 되느니라.
원래 천지에 쌓인 기가 흩어져 만물이 되게 했는데, 신령하고 빼어난 성(性)과 곧고 밝은 기를 모르고 받았지만 사람은 생겨나지 않았다. 이제 신령하고 빼어난 것을 이끌어 내게 하고 곧고 밝은 것을 드러나게 하여 많은 생물들 중에 사람을 낳게 하므로 그가 스스로 주인 노릇을 해야 하느니라. 그런데 이 일은 반드시 먼저 자격을 갖춘 후에 하여야 한다.” 고 하였다.
一大主神, 更聚衆神曰, 今乘宇宙自然之運會, 已煩汝等出力, 剖判天地, 化生萬物, 功德自固無量. 但天地之間, 宜置萬物之長, 其名曰人, 可與天地 爲三才, 而作萬物之主.
元來天地停稸之氣, 散爲萬物, 而靈秀之性 貞明之氣, 則尙鍾毓而不發; 今可啓導靈秀 發放貞明, 而別作人衆, 俾於羣生之中, 自作主宰. 但此事須先有備, 不可造次.』
『그래서 환웅천왕에게 세 번째 명을 내렸다. 천왕이 분부를 받들어 계획대로 시행하여 하늘에 가득 찬 별들을 불러 하늘 위의 모든 일을 나누어 맡아보도록 했다. 주신이 거느리는 수많은 작은 신들도 세상에 내려가게 하여 산·개천·바다·구름·벌판·마을의 일들을 엄하고 공정하게 다스려 잘못이 없게 했다. 그 후에야 천지의 신령하고 빼어난 성과 곧고 밝은 기를 분별하여 많은 사람을 만들어 내게 했다.
乃三命桓雄天王. 天王奉令, 依計頒行. 於是桓雄天王大召滿天星宿, 令分管上天諸事, 却令主神麾下無數小神, 一幷降落下界, 主治山岳 河川 洋海 沼澤 丘陵 原野 里社之基, 務要謹嚴平正, 不可有誤, 然後采天地靈秀之性 貞明之氣, 造成無數人生.』
『한 큰 주신은 네 번째로 환웅천왕에게 명을 내려 “이제 사람과 그 밖의 만물을 다 만들었으니, 수고하여 만든 것들을 아까워하지 말고 무리를 이끌어 인간 세상에 내려가 하늘을 이어받아 가르침을 세우고, 만세토록 후손의 모범이 되게 하라”고 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며 “이것을 가지고 가서 천하에 펴라.”고 명했다.
환웅천왕은 기쁘게 명을 받들어 천부인 세 개를 가지고 풍백과 우사와 운사 등 삼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의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왔다. 태백산이 곧 백두산이다. 모든 무리들이 천왕을 임금으로 추대하니 이분이 곧 신시씨(神市氏)이다. 초목이 돋아나고 금수가 생긴 후 또 십만 년이 지났다.
一大主神, 乃四命桓雄天王曰 如今, 人物業已造完矣. 君可勿惜厥勞, 率衆人, 自降落下界, 繼天立敎, 爲萬世後生之範. 乃授之以天符三印曰 可持此, 敷化於天下.
桓雄天王, 欣然領命, 持天符三印, 率風伯 雨師 雲師等三千之徒, 下降太白之山 檀木之下. 太白山者, 卽白頭山也. 衆徒推爲君長, 是爲神市氏. 自草木托柢 禽獸滋生以來, 又十萬年也.』
<참고자료>
북애 지음, 고동영 옮김, 규원사화, ᄒᆞᆫ뿌리, 1986
규원사화-원문/해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https://blog.naver.com/h7197/10015919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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