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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려 고고학 (6) 고선박 마도 1 · 2 · 3호선 본문

남국/고려

3. 고려 고고학 (6) 고선박 마도 1 · 2 · 3호선

대야발 2024. 12.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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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개경, 한양으로 올라가는 바닷길의 길목이자 외국 사신들의 숙소도 있어 무역선·조운선 등 많은 배가 오르내렸습니다. 정박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센 물살과 암초, 안개 등으로 난파 위험성도 높은 대표적 바닷길입니다.

 

 

 

고려와 조선왕조는 해난사고가 빈발하는 안흥량을 거치지 않고 서울(개경·한양)로 무사히 이송하는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 1134년(인종 12) 나름 묘안이 나왔다. 천수만~가로림만을 통과하는 물길(운하)을 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운하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판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이름과 함께 ‘바닷속 경주’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는 태안 앞바다(안흥량).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암초가 많아 해난사고가 빈발했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 14척의 고선박, 역사를 증언하다

왼쪽부터 고려시대 청자운반선 ‘태안선’에서 나온 ‘청자 퇴화문두꺼비모양 벼루’(보물 1782호), 고려 선박 ‘마도2호선’에서 발견된 ‘청자 상감모란유로죽문 매병 및 죽찰’(보물 1783호).

 

 

 

고려시대 고선박은 10척인데,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 해역에서만 3척이 발굴됐다. ‘마도 1~3호선’이다.

 

 

‘마도1호선’은 1208년 나주와 해남·장흥 등의 곡물을 개경으로 운반하던 중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마도2호선’은 400여점의 유물이 나왔는데 주목할 만하다. 1213년쯤 전북 고창 일대에서 모은 곡물 등을 싣고 개경으로 가던 배에서는 청자 매병 2점과 물품꼬리표라 할 수 있는 죽찰(대나무 조각의 목간)도 발견됐는데, 죽찰에서 매병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매병의 용도를 놓고 여러 주장이 난무했는데, 참기름이나 꿀을 담은 생활용기로 확인된 것이다. 이 매병과 죽찰은 각각 보물 1783호(청자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 및 죽찰), 1784호(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 및 죽찰)로 지정됐다.

 

 

‘마도3호선’은 선체와 함께 나온 30여점의 목간 분석 결과, 1265~1268년 사이 전남 여수 일대에서 거둬들인 곡물과 전복 등을 싣고 강화도로 가던 중이었다.(1)(2)

 

 

 

 

 

 

태안선 발굴이 한창이던 2007년 7월 20일과 27일이었는데요.

태안 마도 인근에서 어부 심선택씨가 청자 26점을 인양했다는 신고가 접수됩니다. 이곳은 ‘태안선’ 발견지점에서 약 2㎞ 떨어진 섬 앞바다였는데요. 이번에는 주꾸미가 아닌 청자가 그물에 걸렸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본격 발굴이 이어졌구요. 이곳에서 고려시대 침몰선 3척(마도 1·2·3호)가 잇달아 인양됐습니다.

세 척의 화물 대부분은 쌀·콩·메밀·조·피·기장 등 곡물과 건어물 및 메주, 젓갈류 등이었습니다.

 

 

태안선이 ‘청자운반선’이라면 마도 1·2·3호선은 전라도 각지에서 거둔 곡물 등 먹거리를 개경으로 운반하다가 난파된 ‘식량운반선’이었습니다. 마도 1호선의 경우 명문 목간을 분석하면 1208년(무진년) 출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안선이 ‘고려청자 운반선’이었다면 마도 1,2,3호선은 각종 곡물과 젓갈류 등 서울(개경)으로 가는 미곡과 특산물을 가득 실은 ‘세곡 특산물 운반선’이었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 마도 1호선

 

 

 

선원들은 대식가였다. 오늘날의 밥솥은 대체로 1ℓ에 5인분(0.2ℓ=1인분)정도이다. 반면 마도1호선에서 인양된 시루의 용량은 대략 9ℓ 가량이나 되었다. 지금 용량이라면 약 45인분에 해당하는 밥을 한 번에 지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마도 1호선에서 출토된 철제솥과 시루. 9ℓ들이 철세솥은 요즘 사람 기준으로 45인분의 밥을 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시루도 확인됐다. 솥과 시루가 한 세트가 되어 밥을 쪄서 먹었음을 시사해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 마도 2호선

 

 

 

마도 2호선 출토유물 중 백미는 ‘청자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과 죽찰(국화 모란 버드나무 갈대 대나무 무늬 매병과 명문 대나무 조각)’과 ‘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과 죽찰’(연꽃 줄기 무늬 매병과 명문 대나무 조각)’ 등 2점의 청자였는데요.

 

 

 

충남 태안 마도 2호선에서 출토된 청자 병 두 점. 청자 두 점에는 개경의 중방(무신정권의 최고 의결기구) 도장교(정 8품) 오문부 댁에 참기름(眞)과 꿀(蜜)을 보낸다는 물품꼬리표가 붙어있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12세기 후반~13세기 초반에 제작된 2점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죠. 그런데 이 두 점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요소가 따로 있습니다. 청자 두 점의 목에 걸려있던 명문 죽찰(대나무 조각)이었는데요.

 

 

두 점 모두 ‘중방(고려 무신정권의 최고 의결기구) 소속 무관(도장교·정 8품) 오문부에게 보낸 참기름과 꿀’이었음을 밝혔습니다.

 

 

‘모란~’ 매병에는 ‘참기름(眞)’자가, ‘연꽃가지~’ 매병에는 ‘꿀(精蜜)’자가 들어있었거든요. 명문 대나무 조각은 지금의 택배 물품표였던 겁니다. 놀라운 일이죠. 이렇게 아름다운 명품 청자를 생활용기로 썼다니 말입니다.

 

 

 

 

 

■ 마도 3호선

 

 

또 마도 3호선은 1265~1268년(고려 원종 연간) 사이에 난파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대 최고 권력자인 무인집정 김준(?~1268) 등에게 보내는 곡물과, 젓갈·전복·홍합·상어 등 각종 식품을 실었던 배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그중 마도 3호만의 시그니처 유물은 장기알인데요.

 

 

 

마도 3호선은 당대 무신정권의 최고 실력자인 무인집정 김준(?~1268) 등에게 보내는 곡물과 젓갈, 전복, 홍합, 상어 등 각종 식품을 실었던 배였음이 밝혀졌다.

 

 

 

 

모두 46개의 장기알이 선원들의 생활공간인 선체 중앙부에서 나왔는데요. 적어도 2벌 이상의 장기알이 있었을 겁니다.

모서리가 둥근 조약돌을 이용해 앞뒤에 차(車), 포(包), 졸(卒) 등을 적은 게 확인됩니다.

750년 전 고려시대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증거할 유물이 현현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마도 3호선의 시그니처 유물은 장기알이다. 46개가 원들의 생활공간인 선체 중앙부에서 나왔다. 둥근 조약돌을 이용해 만든 장기알은 앞뒤에 차(車), 포(包), 졸(卒) 등을 적은 게 확인된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선상생활의 지루함을 달래려고 장기를 두고 있던 선원들이 갑작스런 풍랑 속에 배가 난파되고 침몰하는 바람에 속절없이 수장되었다는 생각에….(2)

 

 

 

 

 

 

 

태안 앞바다에서는 고려시대 침몰선 3척(마도 1·2·3호)이 잇달아 인양됐습니다. 세 척의 화물 대부분은 쌀·콩·메밀 등 곡물과 건어물, 젓갈류 등이었습니다. 태안선이 ‘청자운반선’이라면 마도 1·2·3호선은 먹을거리를 개경으로 옮기던 ‘식량운반선’이었습니다.

 



곶감과 같은 예가 또 있다. 지금까지 조사된 고려시대 난파선에서는 도기 항아리가 120여점 확인됐다.

그중 마도 3호선에서는 청어, 전어, 밴댕이, 조기와 같은 소형 어류 뼈들이 뒤섞여 담겨있는 항아리가 보였다.

 

 

즉 전어, 밴댕이와 같이 쉽게 부패되는 소형 어종을 뒤섞어 염장하고 발효시켜 만든 ‘잡젓’을 넣은 항아리였다.

항아리 안에 된장 같은 장류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보인다.

또 말려서 포로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생선의 뼈에는 누런 생선살이 고스란히 붙어 있었다.

 

 

 

동·식물 등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유기물은 공기중에 노출되면 썩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공기가 통하지 않는 수중의 개흙(갯벌)에서는 훨씬 오래 간다. 바닷속에서 발견된 800~900년 전 고려시대 유물들도 마치 지금 묻힌 것처럼 새것 같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이 배(마도3호선)에서 발견된 나무빗은 지금 사용해도 될 만큼 생생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만약에 공기중에 노출되는 유기물이라면 형체를 온전히 보전할 가능성은 ‘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예가 바로 붉은색의 과육이 그대로 드러난채 확인된 곶감이다. 발굴단은 주변의 흙까지 그대로 떠서 이 곶감꾸러미를 인양했다. 그러나 공기 중에 노출된 곶감 부위는 몇시간도 되지 않아 까맣게 변색되고 말았다.

 

 

 

 

마도 3호선에서는 청어, 전어, 밴댕이, 조기와 같은 소형 어류 뼈들이 뒤섞여 담겨있는 항아리가 보였다. 즉 전어, 밴댕이와 같이 쉽게 부패되는 소형 어종을 뒤섞어 염장하고 발효시켜 만든 ‘잡젓’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마도 3호선에서 출수된 항아리는 초본류로 밀봉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된장으로 추정되는 내용물이 들어 있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그렇다면 당시 수장고에 들어간 곶감꾸러미 중 개흙 속에 남아있는 부위는 붉은 색을 유지하고 있을까. 발굴 유물은 보존처리를 통해 말끔하게 복원되곤 하는데, 800년전의 곶감이 붉은 과육, 그대로의 모습을 되찾게 될 지 기대가 된다.(3)

 

 

 

 

 

2023년 6월25일까지 충남 태안 해양유물전시관에서 열린 ‘신출귀물’ 주제전에 출품된 안흥량 출토 보물 청자들.|태안 해양유물전시관 제공

 

 

 

■‘신출귀물 고려청자’전

 

안흥량 해역 발굴 유물 중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신출귀물(新出貴物), 태안 바다의 고려청자’ 주제전(테마전)인데요. ‘사자형뚜껑 향로’와 ‘퇴화문두꺼비모양 벼루’, ‘음각연화절지문 매병 및 죽찰’과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 및 죽찰’ 등 보물들이 보입니다.(2)

 

 

 

 

<자료출처>

 

 

 

(1) [도재기의 천년향기](29)건져올린 14척 중 고려 10척, 통일신라·조선시대는 겨우 1척씩뿐 바다만 아는 미스터리 ‘고선박’ - 경향신문 (khan.co.kr)2019.08.03

 

 

(2) 명품 고려청자를 '참기름병', '꿀단지'로…침몰선, ‘900년만의 증언’[이기환의 Hi-story] (daum.net)2022. 12. 12. 

 

 

 

(3)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06200500001

 

 

 

 

 

 

<참고자료>

 

 

 

삼국시대 선박 발견될까…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 진행 (daum.net)CBS노컷뉴스구병수 기자2023. 7. 20. 

 

 

 

 

 

KBS 역사스페셜 – 800년의 타임캡슐, 태안 마도선

https://youtu.be/5zV-9iB8-pg?list=PLRAmvpNm4pmkdvoOHrBAtkvZLPWHkMMQs 

 

 

 

 

KBS 역사스페셜 – 마도3호선의 비밀 / KBS 2012.10.25 방송

https://youtu.be/JzPzg1t0354?list=PLRAmvpNm4pmkdvoOHrBAtkvZLPWHkMM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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