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라 력사를 찾아서
《환국-가사라국》 5. 9환족은 누구인가?(9) 본문
《환국-가사라국》
5. 9환족은 누구인가?(9) 夷(이), 尸(시)에서 분화된 [ᄀᆞᄅᆞ], [ᄉᆞᄅᆞ], [ᄃᆞᄅᆞ], [ᄇᆞᄅᆞ]가운데 [ᄃᆞᄅᆞ]는 ‘높다’는 뜻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라족, 사라족, 부루족의 모체가 되었다.
5.7 최춘태의 《갑골음으로 잡는 식민사학·동북공정》(5)
夷族(이족)
『濊(예)는 ‘더럽다’고 했고 夷(이), 狄(적), 戎(융), 蠻(만)을 모두 ‘오랑캐’라 했네. 夷(이)의 본질인 尸(시)는 ‘사람이 앉은 모습’임에도 ‘주검, 시체’를 뜻하는 字(자)로까지 가차되었다네. 그러나 중국의 史書(사서)에서 夷(이)를 극찬하는 내용은 이와 사뭇 다르다네. <後漢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네.
“夷(이)는 뿌리라 했고 말은 어질고 고우며 만물의 生함이 모두 땅에 뿌리를 내리고 나타나기 때문에 천성이 유순하여 역이 도로써 다스림에 이르러 군자 불사의 나라가 되었다. 공자가 夷族이 사는 곳에 살기를 바랐다.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다니며 서로 양보하며 다투지 아니하는 어진 종족이다.”
<陳書>에서는 ‘夷夏(이하)’라고 기록하여 夷(이)를 夏(하)에 앞세웠고 <설문>에서는 尸(夷)는 걸터앉아 ‘蹲踞(준거)하는 者’라 하여 華族(화족)의 꿇어 않는 跪坐(궤좌)와 차별하고 있네. 의자에 걸터앉은 夷族(이족) 앞에 꿇어앉은 華族(화족)을 말하는 것일세. 즉, 걸터앉은 주인 앞에 꿇어앉은 종을 말하는 게 아니겠나? 자전에 東의 뜻으로 ‘주인’이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일세. 나중에 말하겠지만 東은 ‘빛’이자 神인 창조주를 말하거나, 혹은 神의 대리자인 東夷(동이)를 말하는 것이었네.
또 <설문>에서 人(인), 大(대), 仁(인), 夷(이)를 동일한 개념으로 보고 있네. 仁의 본 자는 尸와 二의 합성으로 오상에 속하는데, 오행은 木(목)이며 오방은 東(동)일세. 여기서 人은 尸라고 했고 尸는 夷(이)라고 했네. <설문통훈정성>에서 夷(이)와 仁을 같이 보고 있는 것도 이들의 의미와 음에 있다 할 것이네. 夷(이)는 ‘ᄇᆞᄅᆞ> ᄇᆞᆯ> ᄇᆞᆰ(족)’이며 仁은 밝다‘는 뜻이 있다네. …
또, 大(대)와 夷(이)를 같이 보는 이유는 이들의 音에 근거한 것일세. 夷(이)의 상고음은 [di̯ær]이고 갑골음은 [dər]이라네. 大(대)의 상고음은 [dɑd]인데 모든 운미 d/t의 앞선음은 r이니 갑골음은 [dər]가 되고 夷(이)의 音과 일치하네. 夷(이)가 大(대)와 弓의 합성이고 <설문>에서 이 둘을 합쳐 의미부라 하지만, 합성자 중에 大(대)기 聲符(성부)가 되는 것이네. 사실 夷(이)는 華族(화족)의 부러움의 대상이었어.
夷(이)가 문명의 초창기로 볼 수 있는 堯(요) 시기에 처음 나타난 것을 보면 고등한 문자가 없었던 堯 시기 이전부터 夷(이)가 존재했다는 것일세. 그 후에 夷족은 자기들의 특성을 口傳(구전)과 그림을 통해 전해 오다가 문자가 제 모습을 갖추면서 자기 종족의 특성이 기록되는 것일세. 그런데 夷(이)는 大(대)와 弓의 합성자로 ‘큰 활을 제작하고 사용하는 종족’이라는 데 적지 않은 의심이 간다네. 그 字形(자형)이 시대별로 다르기 때문일세. …
금문에서 夷(이)와 尸가 같다고 한 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네. <설문>에서 尸는 ‘사람이 누워 있는 형상을 상형한 것’이라 했고 <설문통훈정성>에서는 ‘尸는 神像(신상)이고, 누워 있는 형상을 상형한 것’이라 했고 <설문해자주>에서는 ‘제사의 尸(시)로 본래 神(신)을 상형한 것으로 이를 베풀어 제사를 지낸다’고 했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제사를 지낼 때 조상신을 대신해 신위 자리에 앉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네. 이것은 곧 ‘神을 대신한 것’이란 말일세. …
尸俎(시조)가 神俎(신조)라는 것은 尸(시)는 곧 神(신)이라는 뜻일세. 또 제사 지낼 때 神(신)의 자리에 대신 사람을 세운 것이라네. 이때 夏(하)나라는 神(신)의 대리자를 서게 하였고 殷(은)나라는 앉게 하였다는 것일세. 이처럼 서게 한 모습을 상형한 것이 大(대)이고 걸터앉은 모습을 상형한 것이 尸인 것이네. 이 尸와 夷(이)의 금문1은 글자가 같고 의미도 같이 썼다네. 蹲踞(준거)는 걸터앉은 모습을 상형한 것이라네. 다시 말해서 夷(이)는 神(신)의 대리자로서 제사장 족속이었다는 말일세. 당시의 신권 국가에서 제사장은 왕의 권한을 겸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였다네. …
앞에서 우리는 人, 夷, 尸, 大, 仁이 같다고 했음을 보았네. 왜 그럴까? 우선, 금문 字형이 夷(이)와 尸(시)는 같음을 보았네. 걸터앉은 蹲踞(준거)의 모습이었네. 그것이 夷(이)의 전문이고 仁의 전문일세. <후한서>에 夷(이)를 ‘어질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라 보네. <설문통훈정성>에 人은 大와 같다고 했는데 人은 사람의 옆모습을 상형했고 大는 사람의 정면을 상형했다는 점에서 같다고 하는 것일세. 놀라운 것은 이 둘의 갑골음이 같다네. 夷를 仁이라 한 것은 오방에 東, 오상으로 仁이 모두 夷(이)에 해당되기 때문이네. 夷(이)의 篆文(전문)과 仁의 篆文(전문)을 보게. 그 모양이 거의 같지 않은가? 大가 夷(이)와 같다는 것은 夷(이)가 大(대)한 사람이라 한 것 뿐 아니라, 의미에서도 大(대)의 뜻이 ‘높고 존귀하다’는 데서 夷(이)와 같기 때문일세. 게다가 음이 같다는 데 있네. 결국, 人, 夷, 大, 仁은 갑골음이 같았던 것일세. …
大(대), 夷(이), 東, 主, 示는 모두 [dərg(ᄃᆞᆰ)]였네. 이보다 앞선 음은 [dər(ᄃᆞᆯ)], [dər(ᄃᆞᆯ)]보다 앞선 음은 [dərə(ᄃᆞᄅᆞ)]네. 그 변천 과정을 보면 [dərə(ᄃᆞᄅᆞ)] > [dər(ᄃᆞㄹ)] > [dərg(ᄃᆞᆰ)] > [dər(ᄃᆞᆯ)/dəg(ᄃᆞᆨ)]가 되네. [dər]가 둘인데, 소리가 다르네. 앞선 [dər]는 r이 개방음일세. 거의 [다리]로 들린다네. 뒤의 [dər]의 r은 폐쇄음이네. [ᄃᆞᆯ]로 읽히네.
음은 모두 같지만 그 의미는 차이가 있다고 보네. 東, 主는 ‘빛’으로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주 하나님을 뜻하는 것이라 추측되네. 한자 창제가 성경과 관련이 있고 東과 하나님의 관계 때문일세. 夷(이)는 神(신)을 대신한 제사장 족속이었으리라 생각되네.
그런데 示는 [dərg(ᄃᆞᆰ)]외에 [gərg]가 있어서 이 두음이 [gər/gəg]와 [dər/dəg] 넷으로 분화된데다 ‘보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니까 뭐라 말하기 어렵네. 징조를 보이는 쪽은 ‘神’이 되고, 징조를 보는 쪽은 ‘제사장’이 될 걸세. 그래서 示에는 두 음이 공존하지 않았나 생각되네. [dər]은 東, 主와 함께 神을 뜻하고 [gər]는 제사장을 말하지 않았나 생각되네.
게다가 [gər]의 앞선 음은 [gərə(ᄀᆞᄅᆞ)]이고 가라族이 곧 夷족이니 모두 제사장 종족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추측되네. 夷(이)는 [dər]이지만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東夷(동이)라 했던 것 같네. 東夷(동이)는 華族(화족)이 지어준 이름이 아닐세. 華族(화족)은 夷(이)를 오랑캐라 의미를 왜곡했을 뿐이네. …
尸(시)와 夷(이)의 가장 앞선 음은 …
그렇다네. 복성모 사이에 본래 있었던 모음을 복원하면 [kədəbərg]이 되네. 모음 사이의 d는 r로 교체되니까 [kərəbərg(ᄀᆞᄅᆞᄇᆞᆰ)]이 되네. [kdbərg]은 후에 [kərg/[dərg(ᄃᆞᆰ)]/bərg]로 분화하였네. 그래서 尸(시), 夷(이)가 [ᄀᆞᄅᆞ/ᄃᆞᄅᆞ/ᄇᆞᄅᆞ]로 모두 쓰인 것일세. [dərg(ᄃᆞᆰ)], bərg(ᄇᆞᆰ)의 근원이 尸(시)와 夷(이)의 음이었던 것 朝의 갑골음과 같네. 이것은 ᄀᆞᄅᆞ, ᄉᆞᄅᆞ, ᄇᆞᄅᆞ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네. ᄃᆞᄅᆞ에서 ᄉᆞᄅᆞ로 변천하기 때문일세. [gərg(ᄀᆞᆰ)], [dərg(ᄃᆞᆰ)], bərg(ᄇᆞᆰ)의 근원이 尸(시)와 夷(이)의 음이었던 것일세. …
결국 夷(이)와 尸(시)의 갑골음이 [kdbərg]가 되고 sər까지 감안하면 夷(이), 尸(시)에서 분화된 [ᄀᆞᄅᆞ], [ᄉᆞᄅᆞ], [ᄃᆞᄅᆞ], [ᄇᆞᄅᆞ]가운데 [ᄃᆞᄅᆞ]는 ‘높다’는 뜻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라족, 사라족, 부루족의 모체가 된 것일세. …
尸(시)는 夷(이)의 古字로 음과 의미가 동일하다네. 그 음은 ᄃᆞᄅᆞ> ᄃᆞㄹ> ᄃᆞᆰ> ᄃᆞᆯ> ᄃᆡ로 변천했는데, 다른 방향으로 변천한 쪽은 [ᄉᆞᄅᆞ], [ᄀᆞᄅᆞ]로도 읽힌 적이 있음을 보았네. …
자, 내가 왜 尸(시)가 [사/라/시/리]로 읽혔음을 보였냐 하면 尸(시)는 東과 더불어 [ᄉᆞᄅᆞ]로 읽혔던 적이 있었음을 말하기 위함이었네. [ᄉᆞᄅᆞ]에 훗날 명사형 ㅁ이 결합되어 [ᄉᆞᄅᆞ+ㅁ> ᄉᆞᄅᆞᆷ> 사ᄅᆞᆷ> 사람]으로 변천했다는 말일세.
그 증거를 보이겠네. 殷代(은대) 말기에 人方(인방)을 尸方(시방), 夷方(이방)이라 했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당시는 人(인), 尸(시), 夷(이)를 동일 개념으로 보았다는 것이고, 方이란 ‘주거 지역’을 말하는 것이었네. 다시 말하면 ‘夷(이), 尸(시), 人(인)이 사는 곳’이란 뜻일세.
<후한서>의 기록을 다시 보세.
“夷(이)는 뿌리라 했고 말은 어질고 고우며 만물의 生함이 모두 땅에 뿌리를 내리고 나타나기 때문에 천성이 유순하여 역이 도로써 다스림에 이르러 군자 불사의 나라가 되었다. 공자가 夷族이 사는 곳에 살기를 바랐다.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다니며 서로 양보하며 다투지 아니하는 어진 종족이다.”
華族(화족)이 고대로부터 우리의 역사를 끊임없이 없애고 왜곡시켰지만, 없애지 못한 이 짧은 몇 구절이 夷(이), 尸(시)의 특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네. 夷(이), 尸(시)가 바로 人이란 걸세. 人은 사람의 옆모습을 상형했고, 大(대)는 사람이 정면으로 서 있는 모습을 상형했고, 尸(시)는 사람이 걸터앉은 모습을 상형했고, 걸터앉는(蹲踞) 사람이 夷(이)라고 했네. 그래서 夷(이), 尸(시), 大(대)는 모두 [dərg(ᄃᆞᆰ)]였고 그 앞선 음도 [dərə/dər]로 같았다네. 그렇다면 人도 ‘사람’이란 점에서 그 음이 夷(이), 大(대), 尸(시)와 같아야 하네. …
결론적으로 人은 [dərg(ᄃᆞᆰ)]였군요.
그렇다네. 이보다 앞선 음은 [dərə/dər]로 人(인), 大(대), 尸(시), 夷(이)가 모두 같은 음이었고 같은 의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 그러니 자전에서는 이들 모두를 같다고 하였다네.
근데 여태 大(대), 尸(시), 夷(이)는 ‘높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人에는 그게 없잖습니까?
<설문>에 人은 天地之性最貴者也라 해서 ‘세상 생물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이라 했네. 이보다 더 높은 게 어디 있는가? <설문통훈정성>에서는 ‘大(대)는 人이다. 夷(이)는 세속에 仁하다고 한다. … 天은 大(대)하고 地도 大(대)하고 人 또한 大(대)하다’고 했네.』(159~213쪽)
〈참고자료〉
최춘태, 갑골음으로 잡는 식민사학·동북공정, 북랩,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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